K-9 천둥ㆍK-2 흑표ㆍM1A2…국산 전차는?

인사이드 Story - 무기의 작명법

국내 개발 땐 맨앞에 'K'…미군 무기엔 'M' 붙여
위풍당당 구축함엔 왕·장수…전투기엔 새 이름
지난달 30일 경기도 포천의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한 · 미 연합 사격 훈련에 양국군은 막강화력들을 대거 동원했다. 한국군은 K-1 전차,K-200 장갑차,K-9 자주포,F-15K 전투기 등을,미군은 M1A2 전차,M2A2 장갑차,M109A6 자주포 등을 각각 내보냈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군 무기에는 K자가 들어 있고,미군 무기엔 M자가 붙어 있다. K는 Korea의 약자고 M은 military의 약자다. 과거 우리 무기 이름은 대부분 수입명칭 그대로 사용했다. M1 소총,M16 소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다가 1980년대부터 국내에서 무기를 개발하며 K자를 붙였다. 요즘 흔히 쓰는 K계열은 바로 국산무기를 뜻한다. 무기 이름은 모델번호(제식명칭)와 별칭으로 구분된다. 대체로 국방과학연구소 등 개발 주체들이 이름을 붙인다. K-9 자주포 천둥의 경우 K-9은 모델번호이고 천둥은 별칭이다. K 다음에 숫자가 따라오는데 무기 종류별로 고유 번호가 있다.

화력 장비를 예로 들면 K-1,2는 소총,K-3은 경기관총,K-4는 고속유탄발사기,K-5는 권총,K11은 복합소총 등이다. 기동무기 중 전차에도 K-1이 있다. 1980년대 우리 기술로 처음 만들어서 1을 붙였다. K-1을 발전시킨 차기 전차 K-2(흑표)가 시험평가 중에 있으며 곧 일선에 배치될 예정이다.

무기의 제원 등을 고려해 숫자를 붙이는 예도 있다. K-55 자주포는 구경이 155㎜여서 그렇게 명명했다. K-200 장갑차는 시험평가에서 200개의 결함을 찾아내 완벽한 성능의 장갑차를 만들자고 해서 200을 부여했다. 군용기의 알파벳 이름은 임무형태를 의미한다. A(공격기),B(폭격기),C(수송기),E(조기경보기 또는 전자전기),F(전투기) 등이다. F-15K는 미국 보잉사가 F-15 전투기를 한국 지형에 맞게 개량했기 때문에 K를 따라 붙였다. KF-16은 미국의 F-16을 한국에서 조립했다는 의미다.

구축함은 국민들의 추앙을 받는 왕 및 장수의 이름을 따왔다. 광개토대왕함,을지문덕함,양만춘함,이순신함,문무대왕함,대조영함,최영함 등이 그 예다. 최신식 이지스 구축함은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이 있다. 잠수함에는 안중근,최무선과 같은 존경받는 위인의 이름을 붙인다. 구축함보다 규모가 작은 호위함은 서울함,부산함 등 광역시 · 도,도청소재지 지명을 딴다. 천안함 같은 초계함에는 중 · 소 도시 명칭이 부여된다.

별칭을 살펴보면 K-1전차를 88전차라고도 하는데,88올림픽을 기념한다는 뜻이 담겼다. 전투기는 주로 새 이름을 쓴다. KT-1 기본훈련기는 웅비라고 지었다. 정찰용 무인항공기는 송골매라고 부른다. F-15K의 별칭은 용맹한 독수리를 뜻하는 슬램이글(Slam Eagle)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