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시점 등 베일…죽음도 디자인 했나

잡스 신드롬

아이폰4S 출시 다음날 사망…죽기 전 知人초청 작별인사
공교롭게도 애플이 아이폰4S를 발표한 그 다음날 스티브 잡스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시점이 절묘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정확한 사망시간이나 장소,장례 일정 등도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다는 내용의 성명만 발표했을 뿐 다른 정보에 대해서는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애플이 사망 소식을 알리는 홈페이지 화면을 극히 간결하고 세련되게 꾸몄다는 점에서 잡스가 자신의 죽음마저 '디자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사전에 잡스와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서는 내놓을 수 없는 성격의 화면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For Samsung','Forever Samsung'이라며 비판받던 아이폰 4S가 사망 직후 'For Steve'로 바뀌며 천재의 마지막 유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것 역시 잡스가 치밀하게 준비한 반전의 시나리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확한 경위야 어찌됐든 잡스가 자신의 죽음을 차분하게 준비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잡스는 지난 2월부터 꼭 만나야 할 딘 오니시 의사,존 도어 벤처캐피털리스트과 같은 지인들을 찾아가거나 초대해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잡스의 장례식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팀 쿡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잡스의 멋진 인생을 추모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는 직원은 이메일을 통해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애플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조문을 하고 싶어도 장례 일정이나 절차를 알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한편 정반대의 움직임도 있다. 외신들은 웨스트버러 침례교회가 "스티브 잡스의 사망에 대해 신께 감사하며 장례식에서 피켓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교회는 애플 앱스토어가 2009년 미국 기독교 지도자들 100여명이 낙태 및 동성 결혼을 반대하며 발표한 '맨해튼 선언'이라는 아이폰 앱을 삭제했기 때문에 동성결혼이 확대됐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