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적자' 났는데 임금 20% 올려달라는 삼화고속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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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vs 직장폐쇄 해결 안보여인천 삼화고속 노동조합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인천~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328대(26개 노선) 가운데 삼화고속이 보유한 242대(20개 노선)의 운행이 파업일인 지난 10일부터 무기한 중단됐기 때문이다. 삼화고속 이용객 5만5000명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아 헤매면서 지하철,철도 등이 북새통을 이뤘다.
출퇴근 5만5000명 불편 가중
◆민노총 소속만 파업삼화고속 노조는 총 노조원 594명 중 민노총 소속 494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한노총 소속 100명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나대진 노조위원장은 "10년째 임금 인상을 해주지 않고 첫 파업 때인 지난 6월부터 협상을 계속 거부하는 등 파업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행 시급 4727원을 5700원으로 20.6% 인상하고 근무시간도 21시간(익일 휴무 조건)에서 18시간으로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회사가 누적 적자 운영으로 노조 측의 임금인상안을 절대 받아줄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고 밝혔다. 김진현 삼화고속 이사는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3300만원으로 인천의 다른 광역버스에 비해 10% 정도 높은 데다 학자금 지급 등 임금 및 복지 수준도 낮지 않다"고 말했다. 사측은 시급 3.5%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10일 노조 파업을 이유로 인천시 소재 중부고용노동청에 직장폐쇄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시민들의 서울 출 · 퇴근을 돕기 위해 서울행 전철 환승이 가능한 송내역,간석오거리역 등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파업하지 않는 한노총 소속 조합원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노총 소속 조합원이 서인천 차고지를 점거하고 있어 부분적인 버스 운행도 못 하는 실정이다. ◆적자 구조적 문제여서 해결 어려울 듯
이번 노사 갈등의 이면에는 광역버스업계의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다. 대전 광주 대구 노선 등에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삼화고속 측은 최근 KTX,공항철도(영종도~서울역) 개통으로 승객을 많이 빼앗겼고 파업손실 등으로 올 들어 적자로 돌아서 46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삼화고속은 준공영제를 적용받지 않지만 요금은 2200원으로 서울 · 경기 광역버스보다 500원이 더 비싸 요금 인상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재정 지원도 못하고 요금인상안도 받아줄 수 없는 형편이어서 해결책이 쉽게 마련되기 어려워 시민 불편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