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앞장 이정선 의원이 본 '도가니'

"정치권, 3년 전엔 눈·귀 막더니…"
"3년 전부터 장애인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으나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때늦은 '도가니' 열풍이 반가우면서도 아쉽다. "

장애인 복지에 앞장서온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도가니 신드롬에 대한 단상을 털어놨다. 그는 "모두가 무관심해서 도가니 사태가 발생했다"며 "정치권도 그랬고 언론과 사회도 눈과 귀를 닫았다"고 토로했다. 정부나 정치권이 장애인 시설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였다면 도가니 같은 사건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근처 학교에서 급식 남은 것을 모아 장애 아동들에게 먹이는가 하면 커튼 뒤에 몽둥이를 버젓이 세워놓은 시설도 많다"며 "장애 아동 사망률은 일반 아동의 28배에 달하는데 사망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잘 운영되는 시설엔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책을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지난달엔 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열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행사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화예술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축제로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는 향후 장애인 취업시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 의원은 "많은 사업장에서 장애인을 노예 취급하고 있다"며 "장애인에겐 최저임금마저 적용되지 않아 인력 착취가 극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도가니로 촉발된 장애인 인권 실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반갑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기보다는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갖출 수 있도록 전 국민적인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국회에서 진행할 계획인 장애인 시설에 대한 국정조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지난달 한나라당 중앙장애인위원장에 연임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