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시위 촉매제 역할한 SNS…기업 광고 마케팅에 활용하라
입력
수정
세계로 가는 窓 - 중동중동 시위사태의 촉매제 역할을 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민주화 운동 이후에도 중동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필자의 지인은 최근 카카오톡에 가입을 했다가 크게 놀랐다고 한다. 평소 알고 지내던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인들의 전화번호 다수가 이미 등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대형 쇼핑몰에서 현지인들이 모바일 SNS를 이용해 상대방과 서로 장소와 시간을 확인하는 것도 낯선 광경이 아니다.
아부다비· 두바이 등 트위터로 시민과 적극 소통
22개국 페이스북 가입자 2100만여명에 달해
쇼핑몰·호텔 등도 SNS 홍보
UAE 정부기관들은 SNS를 통해 거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 등 각 시청에서는 트위터를 활용해 에미리트의 활동사항을 홍보하고, 두바이의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도 중요 행사일이나 기념일에 트위터로 팔로어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얼마 전에는 한 국내 신문사 기자가 한국에 관심이 많은 두바이 공주에게 트위터로 직접 연락을 취해 인터뷰 성사 직전까지 간 사례도 있다. 두바이 정부 연구기관인 DSG에 따르면 중동지역 22개 국가의 페이스북 가입자 수는 2100만여 명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특히 15~29세의 청년층이 가입을 주도해 페이스북의 경우 총 가입자 중 70% 이상을 구성하고 있다. 페이스북 관련 통계 사이트인 페이스배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체 인구가 500만여 명인 UAE 내 페이스북 가입자는 250만여 명에 달했다. 2명 중 1명은 페이스북에 가입해 있는 것이다. UAE에서 SNS가 인기를 끄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거주민의 80%가 외국인이다. 이들이 본국의 가족, 친구들과 연락을 쉽게 하기 위해서 비싼 국제 통화요금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SNS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인들도 가족 및 친구들과 대화하기를 좋아해 SNS와 궁합이 잘 맞는다. UAE가 다른 중동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도 SNS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UAE에서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한 SNS는 기업의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리저스에 따르면 UAE 기업 중 29%는 마케팅 예산을 SNS를 활용한 광고에 투자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문화적 특성상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지인의 평가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사람들을 1 대 1로 이어주고 제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SNS가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가 되고 있다.
중동에서는 제품 구매 시 가족과 친구들처럼 가까운 지인들의 조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SNS의 활용도가 높다. 중동의 한 시장조사 전문기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SNS를 사용하고, 70%는 다른 사람의 구매후기를 살펴보는 것으로 나타냈다. 또 80% 이상은 공급업자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반드시 살펴본다고 응답했다. 각종 행사에서도 SNS가 활용되고 있다. 매년 1월 개최되는 두바이의 대표적 할인행사인 두바이 쇼핑 페스티벌(DSF)에서는 올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행사 및 할인, 경품 혜택들을 알렸다. 소비자들은 구입한 품목정보를 올림으로써 경품 추첨에 참여하고, 이 정보를 친구들과 주고받을 수도 있어 이 서비스는 페스티벌 기간 동안 큰 인기를 모았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 등 UAE의 고급 호텔도 트위터를 개설해 자사의 호텔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맨파워 등 주요 인력회사와 기업도 링크트인과 페이스북을 활용해 채용 지원자의 성격과 대인관계까지 검증하고 있다. 신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청년층이 다수를 이루는 중동지역에서 SNS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도 중동에서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오응천 < KOTRA 두바이무역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