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전설적인 사진가들의 삶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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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컨택트시트 | 크리스텐 루벤 편집 | 김동규 옮김 | 쌤앤파커스 | 508쪽 | 18만5000원앙리 카르티에-브레송,로버트 카파,조지 로저,필립 할스먼….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점이 있다. 전설적인 사진가란 점이다. 매그넘 포토스 멤버란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매그넘은 1947년 4월 미국 뉴욕에서 창립된 다큐멘터리 사진가 집단. 세계 사진의 역사와 운명을 같이했다는 그들의 작업은 '기록을 예술의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모토로 대변된다.
매그넘 사진집이 나왔다. 《매그넘 컨택트시트》다. 여느 사진집과는 좀 다르다. 컨택트시트, 즉 밀착인화지와 작품을 함께 수록한 사진집이다. 매그넘 멤버 69명의 밀착인화지 139장과 사진가들이 직접 선정한 435장의 사진을 모았다. 기자증,현장노트,동시대 잡지에 수록된 사진도 그대로 실었다. 매그넘이 밀착인화지를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다양하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라이카 한 대로 찍은 스페인 마을,로버트 카파의 스페인 내전 현장과 노르망디 상륙작전,브뤼노 바르베의 1968년 프랑스 파리혁명,9 · 11의 그라운드 제로 등 역사적 장면들이 망라돼 있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밀착인화지에서 좋은 사진을 골라내는 것은 와인창고에서 명품 와인을 찾아 뚜껑을 따는 것과 같다"고 한 그 기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