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예술가ㆍIT천재들에 둘러쌓여 안식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사랑했던 예술가, 자신에게 영감을 줬던 IT 천재들에게 둘러싸여 영원한 안식을 취하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잡스의 사망진단서를 인용해 그가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시 내에 위치한 '알타 메사 메모리얼 파크'에 안장됐다고 보도했다. 1904년에 만들어진 알타 메사 메모리얼 파크는 특정종교와 관계없는 사립 공동묘지다. 이곳에는 휴렛패커드(HP)의 공동창업주인 데이비드 패커드가 1996년 안장됐다.

잡스는 12~13세 당시 데이비드 패커드와 함께 HP를 만든 월터 휴렛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만들고 있는 컴퓨터에 필요한 부품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때 휴렛은 그에게 HP 조립라인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것을 제안했고 잡스는 실제로 얼마 동안 아르바이트 생으로 일하기도 했다.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생들이 HP, 야후 같은 회사를 창업하도록 도운 '실리콘 밸리'의 아버지 프레더릭 터먼 교수도 1982년 이곳에 안장됐다. 프레더릭 터먼은 현재 사용되는 IQ테스트를 만든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의 아들이기도 하다.

잡스가 평소 좋아했던 유명 컨트리가수 어니 포드와 그레이트풀데드의 창단 멤버였던 론 맥커넌의 묘지 또한 알타 메사 메모리얼 파크에 있다.

포스브는 "잡스가 이곳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게 됐다"며 "팔로 알토 산기슭의 작은 언덕에 무성한 잎으로 둘러쌓인 이곳이 예술가들과 과학자들의 마지막 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잡스의 가족들이 공개하는 것을 원치 않아 그가 안장된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