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명품의류 '레오나드' 트리부이야 회장 "꽃무늬 블라우스로 아시아 시장 잡겠다"

실크 위에 수작업으로 그려
소수 위한 럭셔리 브랜드 지향
부드러운 실크 위에 손으로 그린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레오나드의 특징이다. 꽃 중에서도 난초,벚꽃 등을 메인 테마로 그렸다. 이는 다니엘 트리부이야 회장(76 · 사진)이 1958년 창업 당시부터 직접 손으로 그린 무늬다. 1969년 첫 일본 여행을 가서 받은 영감을 많이 반영했다. 그 뒤로 그는 매년 네 번씩 아시아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20가지 이상의 컬러를 조합한 원단을 개발해 '서양적 화려함과 동양적 신비감이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파리 레오나드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트리부이야 회장은 "에르메스처럼 170년 이상 가족경영을 이어가는 럭셔리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라며 "손녀들도 경영 수업을 받고 있어 100년을 넘기는 것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 1월부터 첫째딸 나탈리 트리부이야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줬다. 자신은 회장 겸 수석디자이너,둘째딸은 행정 및 생산을 맡고 있다. 트리부이야 회장은 자신이 처음으로 그린 꽃무늬 패턴 종이를 꺼내 보이며 "이것이 레오나드 고유의 패턴"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집무실에는 프린트 패턴 종이를 보관하는 약 30개의 서랍이 있는데 서랍마다 번호가 매겨진 패턴 종이가 십여장씩 들어 있었다. 그는 "가로 세로 130㎝ 크기의 종이에 고유 문양을 그려 넣은 뒤 이를 변형시킨 다양한 색상의 꽃무늬를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절대 기계로 찍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그리는 작업을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패턴을 기반으로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는 본사에만 5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일일이 천을 재단하고 손으로 꽃무늬를 그려 넣는다. 이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1991년부터 산명무역이 유통하다가 2009년 이후 LG패션이 판매하고 있다. 레오나드의 국내 매출은 약 150억원(2010년 기준)으로 매년 20%씩 성장하는 추세다.

레오나드는 전 세계 140여개 매장에서 연매출 3억유로(4800억원)를 내고 있으며,일본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엔 현대백화점 본점,신세계백화점 본점,롯데 에비뉴엘 등 10개 매장이 있다. 제품 가격은 블라우스 100만~150만원대,원피스 300만원대,코트 600만원대다. 레오나드는 디자인이 화려하고 가격대가 높은 만큼 중년층이 선호하는 편이다. 브랜드를 젊게 만들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2005년 베로니크 르로이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고 계속해서 젊은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레오나드는 옷으로만 매출을 올린다는 특징이 있다"며 "브랜드의 정통성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만 한다"고 답했다. 사업이 잘 된다고 이것저것 사업을 확장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트리부이야 회장은 프랑스 상공회의소 산하 예술협회장을 20년째 맡고 있다. 1997년부터 중국 상하이대 명예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파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