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합의땐 3~6개월간 1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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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프라빈 푸르덴셜그룹 수석 투자전략가"글로벌 증시는 이미 오를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이달 말 유로존 각국이 그리스 구제안과 은행 자본확충안에 합의하면 증시도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
낮은 밸류에이션·풍부한 유동성
글로벌 증시 오를 조건 모두 갖춰
존 프라빈 푸르덴셜국제투자자문(PIIA) 수석투자전략가(사진)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유럽 재정불안 문제의 해결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세론자로 알려진 프라빈 전략가는 학계와 금융투자업계를 두루 거친 베테랑이다. 메릴린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와 크레디트스위스 자산관리부문 매니징 디렉터를 지낸 후 2004년 푸르덴셜그룹에 합류했다.
프라빈 전략가는 "유럽 문제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는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채무 불이행)'와 함께 일정 규모의 부채상각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 17개국이 의견 일치를 보는 게 쉽지 않겠지만 유럽 정치권이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의미 있는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경제에 대해서는 "일부 국가가 리세션(침체)을 경험할 수 있지만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낮은 수준이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가 하락으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데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4분기 랠리를 위한 조건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합의는 주가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론 "글로벌 증시는 지난달 말 저점을 바닥으로 향후 3~6개월간 15%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능성이 낮다"는 전제 아래 "유럽이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글로벌 증시는 현 수준에서 20%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프라빈 전략가는 미국 경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이나 리세션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높은 실업률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주택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가계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지속되는 점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낮은 금리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한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프라빈 전략가는 "미국의 성장세 둔화가 수출 부진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급등한 원 · 달러 환율과 엔화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이 수요 부진에 따른 이익 감소를 상쇄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예년의 3~3.5%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4~4.5%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한국 증시도 향후 3개월간 나타날 글로벌 증시 랠리에 동조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빈 전략가는 "단기적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주식의 자산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면서도 "유럽문제로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과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연/김석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