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5 업데이트後 '아이메시지'에 울고 웃는곳

애플이 하이브리드형 메시징 서비스 '아이메시지'를 선보이며 또 한번 모바일 생태계를 뒤흔들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메시지는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iOS5가 구동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사용자끼리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등 다른 OS 사용자와는 기존 문자메시지로 보낼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됐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메시지를 이 같은 하이브리드 형태로 선보임에 따라 이동통신사뿐 아니라 모바일 메시징 앱 개발사, 스마트폰 제조회사 등 다양한 업체들이 초긴장 상태다.일단 이동통신사들은 2500만여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등에 이어 글로벌 사업자인 애플이 '공짜 문자'에 가세해 가장 큰 피해에 직면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 1분기 문자발송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억건이 감소했고, KT는 19억건이 줄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현재 1800만명을 넘어 곧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문자 수익에 대한 타격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 수는 300만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애플을 기점으로 더 많은 사업자들이 무료 문자 서비스에 나설 것에 대한 우려다. 이미 무료 문자 서비스에는 카카오톡, 마이피플, 네이트온톡, 라인 등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삼성전자 챗온도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데이터 사용료를 먼저 낸 뒤에는 사실상 무료로 문자와 사진, 동영상 등을 주고 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원조격'인 리서치인모션(RIM)에도 위기는 닥쳤다. 메시징 서비스인 블랙베리메신저(BBM)으로 한때 북미 지역 스마트폰 시장을 풍미했던 RIM사는 최근 전 세계적인 서비스 불통 사태에 휘말린 데 이어 아이메시지의 등장으로 패색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BBM은 블랙베리OS에서만 구동되며 아이메시지와 같은 하이브리드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아 사용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는 전했다.아이메시지가 하이브리드 형태여서 카카오톡과 같은 기존 메시징 앱도 애플과의 경쟁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와츠앱과 같은 메시징 앱은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돼 있다는 이유로 사용자들이 쓰는 것이 아니라 사용성에 매력을 느낀 덕이라고 타임은 분석했다. 특히 와츠앱은 유료 앱이었지만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