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곳은 북유럽…스웨덴 펀드 '돈쏠림'
입력
수정
출시 9개월만에 7조원 몰려유럽의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북유럽 사모펀드에는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북유럽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유럽 최대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가 올해 새로 출시한 펀드에 9개월도 안 돼 47억5000만유로(7조6000억원)가 몰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목표했던 42억5000만유로를 넘어서는 액수다. 전체 펀드업계의 불황 속에 일부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전문가들은 '다위니안 타임(Darwinian time)'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윈의 진화론을 인용한 것으로,'불확실한 때일수록 경쟁력 있는 소수 업체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이다. EQT파트너스가 출시한 펀드에는 아시아 · 태평양 지역 투자자들이 전체의 23%를 투자했다. 중동 지역 투자자들은 28%를 차지했다. FT는 비유럽권 투자자들이 유럽권 펀드에 절반 이상을 투자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계 자금은 전체 모집액에서 15%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QT파트너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은 관례적으로 이 회사가 출시한 새로운 펀드에 10%씩 투자해왔으나 이번에는 6%로 비중을 줄였다. 발렌베리 가문은 스웨덴 최대 재벌이다.
EQT파트너스가 성공적으로 자금을 모집한 것과 반대로 다른 펀드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펀드업체 수는 1728개며 이들이 굴리는 자금 규모는 7060억달러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도 탁월한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자금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