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바닥 훑은 박근혜 '스킨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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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격돌…뜨거운 부산 동구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꼼꼼한 스킨십'을 테마로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유세에 나섰다.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
왼손 통증 호소하기도
부산 동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못지않게 이번 10 · 26 재 · 보선의 경합지역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특히 이 지역에선 친박인사로 통하는 정영식 후보와 친노무현계 지원을 받고 있는 이해성 후보가 맞붙었다. 때문에 박 전 대표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 지원유세 지역으로 이곳을 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유세에서 박 전 대표는 비를 맞으며 7시간 넘게 시장과 복지시설 등을 누비는 강행군을 펼쳤다. 박 전 대표는 유권자들의 요구에 일일이 응했다. 악수와 사진 촬영은 물론 몇몇 유권자들과는 3분 이상 즉석 간담회를 갖는 등 스킨십에 부쩍 공을 들였다.
박 전 대표는 악수의 횟수가 늘어나자 왼손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수정시장 지원유세 도중 한 지지자가 박 전 대표의 손을 강하게 잡아당기자 박 전 대표가 순간 비명을 질러 한때 경호팀을 긴장하게 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던 도중 유세장에 나타난 유경자 씨(64)는 "박 전 대표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 진구에서 동구로 머리를 하러 왔다"며 "박 전 대표가 오기를 기다렸던 사람이 내 주변에서 한두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박 전 대표 주변엔 금세 시민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시장 유세를 마친 박 전 대표는 동구노인복지관을 방문했다. 부산 동구는 부산에서 노인인구 비율(17.5%)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복지관에서 만난 한 치매노인은 박 전 대표를 보고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박 전 대표를 고 육영수 여사로 착각하고 "어머니 오셨어요"라며 박 전 대표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몇몇 노인들도 박 전 대표 등장에 눈물을 보였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말씀 안 하셔도 부모님들의 맘을 다 안다"고 위로했다.
부산=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