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보다 센 슈퍼섬유…2t 스포츠카도 '가뿐'
입력
수정
부산국제섬유패션전시회 가보니지난 15일 부산 벡스코 전시장.한 직원이 스위치를 누르자 직경 5㎜ 섬유를 꼬아만든 가는 줄과 연결된 현대자동차의 구형 스포츠카가 크레인에 매달려 가뿐히 들렸다. 차재혁 동양제강 연구소장은 "자체 개발한 5㎜ 슈퍼 섬유는 10t 하중까지 견딜 수 있다"며 "현재 싱가포르와 노르웨이 선박회사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적외선 방출 '현무암 섬유', 탄소섬유로 만든 자동차도
동양제강은 2009년 세계에서 세 번째,국내에선 처음으로 슈퍼섬유 UHWMPE(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를 개발했다. 이 섬유는 산업용 안전장갑부터 시추선 지지대까지 각종 섬유로프의 핵심 소재로 쓰이고 있다. 차 소장은 "현재 월 4~5t 규모인 생산량을 늘려 내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슈퍼섬유는 ㎏당 7만원에 공급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첨단 기술의 신섬유 봇물
국내 유일의 산업용섬유박람회인 2011 부산국제섬유패션전시회(BITFAS)가 열린 벡스코 전시장엔 신기술에 초점을 맞춘 산업용 섬유들로 가득했다. 섬유업체들은 자동차,조선 등 전 세계 산업용 섬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지난해 3.4㎏의 초경량 방탄복을 선보였던 아르모프는 폴리에스터(PE) 플레이트를 겹겹이 부착하는 공정 방식을 도입,방탄복 무게를 2.3㎏으로 더 줄였다. 이 회사의 방탄복은 탄소섬유와 UHMWPE가 결합돼 기존 방탄복과 달리 송곳이나 바늘에도 뚫리지 않는다. 한주엽 대표는 "브라질과 100만달러(11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며 "태국 왕실과 일본 경시청에도 납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제이씨는 현무암을 이용한 신섬유를 선보였다. 원적외선이 많이 방출되는 현무암의 성질을 이용한 이 섬유는 각종 운동기구 등 건강관련 제품의 복합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상용화 빨라지는 탄소섬유
실크를 이용한 자동차 시트,3년 후에 완전 분해되는 생분해성 어망 등 다양한 산업용 섬유가 전시됐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소재는 탄소섬유였다. 탄소섬유로 만든 자동차 '제네시스'는 관람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었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20%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높은 물질로 자동차 경량화 추세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효성이 지난 6월 국내 처음으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탄소섬유 기술을 응용한 제품도 부쩍 늘었다. 탄소섬유 실용화사업단에서는 탄소섬유로 제작한 요트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리얼카본은 탄소섬유를 성형해 만든 휠체어,보행보조기 등을 선보였다. 현대화이바는 탄소섬유직물을 이용한 오토바이용 헬멧 · 스키폴을,원신스카이텍은 엔진을 제외한 70%를 탄소섬유로 만든 무인헬기를 전시하는 등 탄소섬유 열풍을 주도했다.
부산=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