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cupy' 확산…한국에선 호응 없었다

反월가 시위…전세계 80개國 '충돌'
여의도ㆍ서울역 등 600여명만 집회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등에서 열린 한국판 반(反)월가 시위는 시민들의 호응 없이 끝났다. 시위 현장의 거창한 구호는 25㎜의 가을 단비와 천둥소리에 묻혀버렸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여의도와 서울역,대한문 앞 등에서 벌어진 도심 시위에는 모두 600여명(주최 측 추산 1000명)이 모였다. 15일 오후 2시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라는 구호로 열린 반금융자본 집회에는 불과 150여명이 참가했다. 당초 금융소비자협회 등 주최 측이 예상한 1600여명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빗줄기 속에 열린 집회에서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와 키코(KIKO) 피해자,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등이 영어로 "Occupy Everywhere(모든 곳을 점령하라)"라고 외쳤고 참석자들은 "금융범죄자 처벌하라"고 후창했다. 전 세계 시위를 촉구하는 온라인 사이트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를 보고 집회 현장을 찾은 외국인도 있었다.

같은 시간 서울역 광장에서도 빈곤사회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 200여명이 모여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빈곤철폐! 투쟁! 결사! 투쟁!","물가폭등 못 살겠다. 실질임금 인상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명동까지 거리 행진을 벌여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시위는 오후 6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이어졌다. 시민 · 노동단체 등이 가세하며 600여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1%에 맞서는 99%,분노하는 99% 광장을 점거하라'는 피켓을 들고 반월가 시위 국제 연대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앞서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를 마친 뒤 오후 6시께 서울광장으로 장소를 옮기려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에 막혀 시위 장소를 대한문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뚜렷한 명분도 없는 '수입 시위'는 호응을 받을 수 없다"며 "월가의 탐욕에 빗댈 금융재벌도 없는 국내에서 모방 시위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반월가 시위 국제공동행동의 날 집회는 세계 80여개국 1500여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미국에서는 뉴욕 워싱턴 보스턴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100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져 총 74명이 연행됐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집회 규모가 특별히 커 수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영국 런던에서도 5000여명이 '런던증권거래소(LSX)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동참했다. 독일에서는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청사와 베를린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집무실 앞 등에서 총 4만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김선주/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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