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독재 상징’ 알-아지지야 요새 해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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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전 국가원수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해체하는 작업이 16일 개시됐다.
무장한 남자들이 에워싼 불도저 2대가 이날 바브 알-아지지야의 녹색 담을 부수기 시작하자 남자들은 “신은 위대하다. 이는 순교자의 피를 위한 일”이라고 외쳤고 일부는 기관총을 하늘을 향해 발사하며 환영했다.
트리폴리의 상징이기도 한 면적 2.3㎢의 바브 알-아지지야는 카다피의 권력 중심지이자 관저였다. 카다피 집권기에 시민들은 경비원들이 체포하거나 총을 쏠 것을 우려해 주변을 걷는 것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었다.시민군 여단장인 아흐마드 가르고리는 “이 지역은 공원으로 바뀔 것”이라며 아직 전투가 계속되고 있지만 ‘압제의 상징’을 해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에삼 사라그라는 시민은 “우린 카다피와 관련된 건 뭐든지 헐어버리길 원하기 때문에 이를 부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를 몰고 지나던 운전자들도 차를 멈추고 새로운 리비아 국기를 흔드는 군중 속으로 합류했다. 현장의 무장대원을 지휘한다고 자처한 에트만 렐크타흐는 “카다피에 속한 모든 걸 파괴할 때까지 계속하겠다” 며 “우린 카다피의 궁전 자리에 대신 평화의 건축물을 세우자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국가과도위원회(NTC)가 트리폴리를 함락하기 전 바브 알-아지지야는 주요 목표물로 여러 차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을 받았다.
리비아인들의 봉기가 진행되는 동안 카다피가 지지자들에 대한 연설 장소로 이용했던 카다피 저택 앞의 뜰은 주마다 한 번 애완동물 시장으로 바뀌어 활용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