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해외 호재에 상승세 전망…에너지 비축과정은 거칠 듯

[0730]국내 증시는 17일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 비축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4일 ‘전약후강’ 장세를 나타낸 끝에 1830선을 탈환하며 7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중국 무역지표 악화와 JP모건의 실적 부진 등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고, 모두 12개의 유럽, 미국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약세로 장을 시작해 장중 외국인의 ‘팔자’에 한때 1%대까지 낙폭을 키웠다. 그러나 연기금(1862억원 순매수)이 대거 주식을 매수했고, 외국인도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시작과 함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결책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되면서 상승 마감했다. 양호한 미국 소매판매 실적도 증시 상승에 힘을 실었다.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들은 지난 14~15일 진행된 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단기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을 새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또한 각국이 필요하다면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본이동 관리원칙’에도 합의했다.

증권업계에선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정책 공조가 속도를 내면서 세계증시는 안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며 “아직 변동성 확대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투자심리는 이전에 비해 다소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수급적인 측면에서 추가 상승 요인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신권의 주식비중이 최근 87%선까지 하락해 있는데 만일 주식비중이 낮은 투신권이 업사이드 리스크 방지 차원에서 적극적인 가담에 나설 경우 시장은 추가 상승할 수 있다” 며 “단기적으로 기술적 과매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추가적으로 밀어 올릴 요인이 남아 있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유럽 위기 관련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7거래일간 168.88포인트 상승했다.이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구제금융 여부와 은행의 구체적인 자본확충 수준 등을 결정할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23일 예정돼 있어 현실적인 문제들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며 “이번주 시장에서 추가 상승시도가 나타나더라도 짧은 시계와 기동력 유지를 갖춰 트레이딩으로 국한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증시가 과거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반등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기 관점에서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우려가 컸던 대외악재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지만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한 시점” 이라며 “이번주에는 EU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일정이 없어, 당분간 EU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각국간의 이견 조율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과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U 정상회담 이전까지는 박스권을 염두에 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코스피지수 1800대 중반의 박스권 상단에서는 부분적인 차익실현 전략을, 1700대 초중반의 박스권 하단에서는 단기 매수 관점의 접근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이번주 국내 증시의 반등이 기대되지만 아직은 펀더멘털과 경기전망이 시장을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박스권 구간에 위치해있다” 며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자동차, 에너지, 의료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지만 여전히 유럽발 리스크가 상존해 제한적인 수준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