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실적 악화…"하이닉스 반사익 기대"

동양종금증권은 17일 엘피다의 실적 악화로 하이닉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적 악화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공정전환이 늦어지고 추가적인 감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엘피다는 지난 14일 9월 결산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642.8억엔으로 전분기대비 33%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51.8억엔으로 집계됐다.박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적자가 전분기대비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은 -70.3%로 악화됐다"며 "이는 같은 기간 하이닉스의 추정 영업이익률 -9%, 마이크론의 8월 결산분기 영업이익률 -2%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회사측은 D램 가격 급락, 엔화강세,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다 히로시마 공장에서 상품 생산비중을 높이면서 발생한 생산성 하락이 부가적인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추정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9월 결산기 감가상각비는 320억엔으로, 영업적자를 커버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현금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D램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12월 결산기에 적자규모 축소가 기대되나 현금유출을 막을 만큼의 회복일지는 불확실하다"며 "7월에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확보해둔 현금의 일부가 영업손실로 유출되는 만큼 설비투자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엘피다는 올해 3분기부터 38nm 공정 비중확대를 계획했지만 지연되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4분기 중에 샘플 출시가 가능해 보이며 공정전환에 따른 생산증가 효과는 내년 1분기부터나 기대해 볼만하다"며 "이에 따라 30nm 대 공정전환에 있어 하이닉스와의 기술격차는 6개월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익성 악화로 엘피다가 감산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원가구조로는 평균판매단가(ASP)가 변동비조차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12월 결산기까지 공정전환에 따른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추가적인 현금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감산만이 유일한 대안일 것"이라며 "엘피다의 추가적인 감산은 D램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피다의 감산 확대는 D램 가격 안정을 통해 하이닉스 주가에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공정전환 지연은 엘피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10월 상반월 D램 고정거래가격 안정으로 하이닉스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기에 엘피다의 실적악화로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닉스에 대한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비중확대를 재차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