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투표확실층서 우세한 까닭은…

박원순 의혹에 지지층 빠져
박근혜 지원…보수표 결집
야권 '5% 숨은표' 변수
10 · 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의 대혼전을 보이고 있다. 박 · 나 후보는 1~5%포인트의 오차범위 안에서 순위가 수시로 뒤바뀌고 있다. 야권의 숨은 표 효과와 투표율에 양 캠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런 초박빙 여론 흐름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일치하는 대목은 투표확실층에서 나 후보가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온 점이다. 실제 나 후보의 지지도가 조금 뒤지는 것으로 나온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적극투표층은 나 후보가 모두 앞섰다. 나 후보가 5.5%포인트 앞섰다고 나온 한겨레신문 조사에선 적극투표층의 조사결과는 11.7%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나 후보 측의 학력 · 병역 등의 각종 의혹공세에 박 후보가 수세적으로 대처하면서 지지세가 견고하지 않았던 일부가 무당층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서면서 보수표가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5%포인트 안팎의 '야권 숨은 표' 효과를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어느 쪽도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연구소 연구팀장은 "한나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10%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역전당한 충격이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고 민주당 등 야권은 막판에 지지층 결집효과를 노리는 전략적 측면이 있다"며 "실제 선거 결과는 지지층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현재는 50 대 50의 백중세로 앞으로 선거는 상대 지지층에서 로열티가 떨어지는 유권자를 끌어오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여론조사 오류를 상당 부분 보정한 데다 현재는 MB의 각종 실정으로 여권 성향 유권자들이 침묵하는 경향을 감안할 때 야권 숨은 표 현상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