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株 뜀박질…과열 국면 진입?

관련법 처리·황우석 효과, 이노셀 등 줄줄이 상한가…메디포스트 시총 6위로
"성장성 이상으로 상승"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관련주들의 돌풍이 거세다.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연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1조 클럽'에 속속 입성,코스닥 대장주로 거듭나고 있다. 17일 증시에서도 약사법 개정안 심의 소식에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줄줄이 상한가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이오주들의 주가가 단기 이슈에 큰 변동성을 보이는 데다 일부 종목은 미래 성장성을 뛰어넘을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줄기세포株 상한가 '기염'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인 메디포스트가 2만8200원(15.00%) 오른 21만6200원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조아제약이 가격제한폭인 14.85% 급등한 58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마크로젠과 이노셀도 나란히 상한가에 올랐다. 이 밖에 차바이오앤이 1만5250원으로 13.81% 오르는 등 줄기세포 관련주들이 일제히 뛰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정기국회 1차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약사법 개정안을 포함한 59개 법안 처리를 본격화한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했다. 심의를 앞둔 약사법 개정안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과정을 간소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규제 완화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가 관련주들의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황우석 박사가 코요테 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매수세를 부추겼다. 이른바 황우석 테마주로 불리는 디브이에스와 에스티큐브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씨젠(4.83%) 코미팜(1.95%) 등 주요 종목들도 뜀박질했다. 상대적 약세를 보이던 셀트리온에도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며 4만1500원으로 1.22% 상승 마감했다. 이에 대해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 제약업체들의 주가 약세로 바이오 관련주들이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주가가 과열 국면에 접어들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대장주로 '우뚝'

높은 주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 내 바이오 관련주들의 입지는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주요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대장주로 자리잡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 3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이 이날 4조8357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메디포스트도 시가총액이 1조3657억원으로 늘어나 62위에 불과했던 순위가 6위로 치솟았고,씨젠(1조771억원)도 30위에서 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차바이오엔(9760억원) 젬백스(9380억원) 등은 '1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도 이달 들어 차바이오앤을 110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등 일부 기술력이 검증된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들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김희성 한화증권 스몰캡팀장은 "단기 급등으로 향후 주가 거품이 빠지는 과정을 한 차례 겪을 것으로 예상되나 그 동안 개발해 온 신약 승인이 가까워지는 등 바이오 산업의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한 차례 주가 조정이 이루어진 후 실적을 동반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차별화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