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고덕역까지 연장…강동ㆍ하남 '들썩'

국토부, 강동 보금자리 조성 위해 추진
강남까지 '15분'…명일·상일 집값 상승 기대
정부가 서울 강동구에 보금자리주택지구 3곳을 조성하기 위해 지하철 9호선을 고덕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금자리지구를 조성하려면 9호선을 연장해줘야 한다는 강동구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정부와 서울시의 재원 확보방안 합의 여부가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9호선 연장이 고덕 · 상일 · 강일 · 길 · 명일동 일대와 하남시 집값에 대형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9호선 연장 협의 나선 정부18일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9호선 동쪽 종점을 기존 보훈병원역에서 고덕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보금자리지구 개발을 맡은 SH공사와 재원 마련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신설 역사로는 생태공원역 한영외고역 고덕환승역(5 · 9호선) 등 3곳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9호선 추가연장을 검토하는 것은 강동구가 지난 9월 고덕 · 강일3 · 강일4지구 등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개발의 전제 조건으로 △9호선 연장 △3개 보금자리지구 통합개발 △주택공급가구 축소(1만2300가구→9000가구) 등을 요구해서다. 국토부는 9호선 연장과 보금자리주택지구 통합개발은 수용할 방침이지만 건립가구 대폭 축소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서울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걸 서울시 부시장은 지난 12일 강동구 보금자리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지하철 연장을 즉흥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며 "좋은 결과를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2009년과 2010년 초에 걸쳐 9호선 연장을 검토한 바 있다. 당시 고덕역,상일역,강일지구 등으로 연장하는 3개안을 놓고 분석했지만 모든 노선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부동산시장 초대형 호재 나오나

9호선 연장의 최대 변수는 재원 부분이다. 도시철도 건설재원은 국가가 40%,서울시가 60%를 부담한다. 국토부는 강동구 3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으로 재원의 상당 부분을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걸림돌은 9호선 연장에 필요한 돈을 보금자리주택지구 원가에 포함시킬 경우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올라간다는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아지면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보금자리주택 입주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SH공사가 재원 마련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일대 중개업소들은 9호선 연장이 결정되면 명일 · 길 · 고덕 · 상일 · 강일동 등 강동권과 하남시에 대형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지역에서 강남으로 가려면 지하철을 두 번(5호선↔8호선↔2호선)이나 갈아타야 한다. 9호선이 연장되면 한 번에 강남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돼 부동산시장의 최대 약점이었던 대중교통 불편 문제가 해결된다.

양원규 고덕동 실로암공인 사장은 "강남을 15분 안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데다 그린벨트로 둘러싸인 친환경단지여서 인기 주거지역으로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문경이 아침공인 사장은 "주변에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많이 조성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집값 반등을 이끌 재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