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 치열한 '인재 쟁탈전'…검찰 출신 거물들 잇단 영입

법무법인들의 인재 영입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최근 A로펌에 채용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사법연수원생 출신 변호사들이 갑자기 국내 최대 규모 B로펌으로 옮긴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핵심 인재 쟁탈전에서도 광장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재 로펌 내 노동팀을 이끌고 있는 주완 변호사 등 9명의 변호사,공정거래팀의 박정원 정환 변호사와 노환원 전문위원 등의 스카우트는 타 로펌에 적지 않은 내상을 안겼다는 후문이다. 광장은 최근 김교식 여성부 차관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분야별 전문가 영입에도 공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관 출신이 '만원'이어서 로펌에 더 이상 자리가 없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지난 8월 검찰 정기인사에서 물러난 거물급들이 대거 로펌으로 직행한 것이 잘 말해준다. 김앤장은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과 황희철 전 법무부 차관을,광장은 박용석 전 대검찰청 차장,태평양은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과 성영훈 전 광주지검장을 각각 영입했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로펌에 전관 출신이 들어올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력있는 전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자문 일을 하다가도 형사 사건이 터질 수 있는데 자문 분야 변호사가 이를 처리하기에는 버겁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직원 등의 잇따른 로펌 행은 공직자윤리법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 개정 공직자윤리법이 오는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재산 등록이 의무화되고,퇴직 전 5년간 근무했던 업무 분야에 퇴직 후 2년간 재취업을 할 수 없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