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호악재 엇갈려 숨고르기 예상

[0730]국내 증시는 19일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맞물리면서 혼조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8일 9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해 1830선으로 후퇴했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오는 23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위기 해소를 위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를 깨뜨린 독일 정부의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장중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예상에 못 미친 9.1%를 기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날 미국 증시는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인 끝에 상승 마감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2조유로 이상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가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다만 유럽연합(EU) 당국자의 부인 보도가 나오는 등 다소 혼란스런 분위기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각국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 현상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1’으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이후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탈리아 24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이집트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췄다.


증권업계에선 세계 증시가 최근 연일 반등 기조를 이어와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독일 정부 측의 발언이 조정 빌미가 됐다고 진단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는 약 3개월 만에 60일 이동평균선을 터치했다” 며 “최근 반등을 베어마켓 랠리로 접근하는 투자자라면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상당부분 해소됐고,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오 팀장은 또 “최근 반등으로 세계 주식시장은 지난 8월6일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전 수준을 회복했기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 완화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며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이슈에 대해 다시 악재에 민감해질 수 있는 시점”이라고 풀이했다.


기술적 분석상 안도랠리가 60일 이평선(1860)의 저항으로 주춤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둔 대응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 S&P500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중국 상하이 증시 모두 중요 저항선의 저항력을 확인한 후 반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며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보다는 박스권 지속에 무게 중심을 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고, 유럽증시의 기술적 분석에 비춘 1차 지지선은 1770선”이라고 밝혔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다시 유럽 재정위기 해법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면서 60일 이평선의 저항으로 안도랠리는 잠시 뒤로 미뤄졌다” 며 “유로존 위기가 여전히 잠재 위험으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재정위기에 대한 유로존의 대응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거래량 회복이 관건으로, 60일 이평선을 돌파하더라도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상승을 의심해 봐야 할 것” 이라며 “단기적으로는 60일 이평선을 중심으로 한 샅바싸움이 예상돼, 1770∼1930 구간을 염두에 둔 시장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중국 상하이 증시 2320선 지지 여부와 미국 나스닥지수의 상대적 강세에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 애널리스트는 “상하이 증시는 명확한 하락 추세선이 형성되며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2320선의 지지와 하락 추세선 극복은 중기 추세전환 가능성을 높인다” 며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돋보이는 강세는 IT업종에 대한 기대를갖게 한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