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대형IB 합류, 증자보다 지주 차입 가능성 커

한국투자증권의 대형 IB(투자은행) 합류는 여타 대형 증권사들이 선택한 대규모 증자보다는 지주 차입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대우 삼성 우리 현대증권은 대형 IB 최소 자기자본 기준 3조원을 맞추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고 물량부담 등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대우증권은 19일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증자 보다는 차입을 통한 허들 넘기가 유력하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5만8000원을 유지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위 대형사들의 유상증자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한국금융지주의 동참 가능성이 주가의 가장 큰 변수"라며 "한국금융지주 자체의 증자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주 대금의 원활한 조달 여부를 고려(금융기관이 대주주인 타 증권사와 지배구조가 다르므로)해야 하고 한국투자증권의 증자는 지주의 차입이라는 대안이 있으며 자산재평가 등으로 일부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 애널리스트는 "대형투자은행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증권사들은 향후 신사업에서 과점적인 라이센스를 얻게된다"며 "이를 위해 유상증자라는 비용이 수반됐지만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이런 비용 없이 타인자본(지주의 사채 발행)만으로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 주가는 PBR 0.87배(12개월 선행 BPS 기준) 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나 싸다는 관점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유상증자를 실시한 타 증권사들의 ROE는 1~2%p 하락이 불가피해 한국금융지주는 타 대형사 대비 높은 수준의 ROE 유지할 수 있다.

대우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이 536억원으로 지난 분기 1031억원 대비 48.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추정 577억원에는 소폭 미달하지만 시장·신용리스크 확대로 인한 상품손실이 큰 타 증권사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실적 감소의 요인은 지난 분기 일회성 이익(상각자산 환입 267억원)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가장 크고 시중금리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채권평가손이 9월 실적을 위축시켰으며 ELS, 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 감소와 NAV 하락 등이다.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변수의 왜곡이 완화된다면 한국금융지주의 실적은 3분기부터 다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 변동성이 유발하는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브로커리지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채권평가손의 환입 여지도 있으며 NAV 회복으로 금융상품 부문도 10월부터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회사에 위탁운용 중인 수익증권(NAV 1200억원 수준, 설정액 750억원)이 잔존해 환매 시 이익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