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인재포럼] "경제규모 키우고 다양성 확대하려면 해외 고급인재 유치를"

미셸 부커 소장
이민자 정책 잘 준비 할수록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구축
한국, 청소년 글로벌 교류 늘려야

볼커 페르테스 소장
유럽 강대국들은 유럽 전체 위해 어느 정도 희생 각오해야
한·중·일 협력, 北 리스크극 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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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 단계부터 외국 인재에게 한국을 경험하게 하라."(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북한에 영향력 행사해야 한다. "(볼커 페르테스 국제안보문제연구소장)이민 정책과 안보 문제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내놓은 조언이다. 미셸 부커 소장은 이주 노동자에 대한 개방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커 페르테스 소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갖고 있는 한국은 미국 및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커 소장은 다음달 2일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의 기조세션Ⅰ(혼돈의 세계경제:위기를 넘어 기회로)에 참석,주제발표를 한다. 페르테스 소장은 같은 날 특별세션Ⅱ(21세기 세력지도,어떻게 재편되나)에서 발표자로 나선다. 두 사람을 포럼에 앞서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해외 노동자 받아들여야"

이민 정책 전문가인 부커 소장은 "경제 규모를 키우고 다양성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노동자들을 다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부커 소장은 인재들의 글로벌 이동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언어와 문화 등 생활 환경 전반에서 '환영받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는 느낌을 외국 인재들이 갖게 만들어야 한다"며 "전문직의 경우에는 각종 자격이나 면허를 국가 간에 어떻게 인정해줄 것이냐 하는 제도적 문제도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은 장학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대학 교육 단계부터 외국 인재에게 한국을 경험토록 하고,한국 학생들의 외국 유학도 활성화해 청년들의 글로벌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부커 소장은 "한국은 '단일민족' 의식이 강하지만 글로벌 차원의 인재 이동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현재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 이민 노동자가 저숙련 저임금 직종에 집중돼 있지만 고급 인재를 서둘러 유치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자 정책을 잘 준비한 나라일수록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부커 소장은 최근 노르웨이 폭탄테러 사건을 비롯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확산 조짐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때때로 유권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제노포비아를 조장한다"며 정치권을 비난했다.

부커 소장은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노동시장 위축으로 이민 노동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역설적으로 지금이 이민 관련 법과 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이상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불법 이민자가 많은 나라라면 이들의 체류를 양성화해 세수를 확대하고,저숙련 노동자들의 인권과 처우 개선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럽 강대국들 희생 각오해야"페르테스 소장은 유로존 위기에 대해 "유럽연합(EU)은 왜 유로라는 통일된 화폐를 만들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폐 통합은 유럽의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유럽 각국의 위기를 관리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르테스 소장은 "유럽은 유로의 규칙과 규정을 따르지 않는 나라에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유럽이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모든 나라를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기에 처한 나라가 파산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유럽 내 강대국들은 유럽 전체를 위해 어느 정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전문가인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 "북한이라는 위험 요소가 전 세계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미국 및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르테스 소장은 "북한이 언제든 붕괴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전 세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중대한 위험 요소"라며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영향력과 힘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역할은 외부적인 요소인 만큼 북한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독일 통일 이후 동독과 서독 모두 변한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며 "사회와 경제 시스템이 다른 두 나라가 하나가 됐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 새로운 환경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서독 입장에서는 동독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했기 때문에 큰 부담이자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독일 통일 이후의 긍정적 효과도 강조했다. 페르테스 소장은 "통일된 독일은 서로 다른 사회 · 경제적 환경 아래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시험할 수 있는 새롭고 넓은 시장이 됐다"며 "남한과 북한은 독일의 사례를 거울로 삼아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지혜/임현우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