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유아 차에 치여도 모른척…비정한 중국인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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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 차이나 리얼타임 리포트가 18일(현지시간) 지난 13일 발생한 중국 여아의 교통사고를 집중 재조명했다.
지난 13일 오후 5시30분쯤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의 한 시장 골목에서 혼자 놀던 두 살배기 여자아이가 두대의 차량에 치였다. 하지만 주변을 지나던 18명의 행인이 쓰러진 아이를 무심히 외면했다.당시 사고의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이 아이는 첫 번째 차량에 치여 앞바퀴에 깔렸고 운전자는 잠시 멈칫하다 다시 뒷바퀴로 한 번 깔고 달아났다. 사건 현장에는 약 5분 동안 10여명의 행인이 오갔으나 모두 못 본 체 지나쳤다.
사고는 또 다시 이어졌다. 첫번째 사고 후 7분이 지나 한 화물차가 아이를 보지 못하고 다시 아이를 치고 만 것. 방치된 아이 옆으로 수명의 행인들이 그대로 지나쳤다. 한참이 지나서야 폐지를 줍던 한 여성이 아이를 길가로 옮겨 놓고 구조를 요청했다. 병원에 이송된 아이는 현재 뇌사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내고 달아났던 기사 두명은 공안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영상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올라와 18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만 약 1만2000여개 달렸다.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첫 번째 가해자는 아이와 똑같은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사건의 초점은 다친 아이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 행인들의 무심한 태도에 쏠렸다.
한 유쿠 사용자는 "10여명의 행인들도 죄가 있다"면서 "왜 정부는 타인의 위험을 외면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법을 제정하지 않는냐. 무정한 중국인들의 도덕성이 흔들릴 때 법 말고 어떤 것에 의지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네티즌 또한 "경제는 나날이 성장하는데 인간성은 점점 밑바닥으로 가고 있다"고 씁쓸해했다.지난 금요일 항저우 서호수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는 한 여성을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 여행객이 구해준 일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차이나리포트는 전했다. 당시 주변에 있던 중국인들은 이 광경을 보기만 했을 뿐 선뜻 나서서 도와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다른 원인을 꼽고 있다. 바로 중국엔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큼 궁지에 몰린 사람을 도와주도록 의무화한 법이다. 이 법은 프랑스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14개국과 미국 30여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웨이보 사용자 AoB-9527은 "이건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라면서 "그 사람이 가진 무정함이나 손해를 보지 않려는 성향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피트만 포트 교수(법학과)는 캐나다 토론토 지역신문 더스타닷컴 온라인판을 통해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존재하지 않는 중국에서 사람들은 남을 돕는 것 자체를 꺼려할 수가 있다"면서 "도움을 줬다가 오히려 고소를 당하는 등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번질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6년 중국 난징에서 한 남성이 다리가 부러진 노인을 병원까지 데려다 줬지만 치료비의 40%를 지불해야 했던 사례가 있었다. 노인의 다리 상태가 더 악화된 게 이 남성에게도 조금은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한 유쿠 사용자도 피트만 교수와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에서는 노인이 넘어져 도와줬는데도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를 못 본 체 그냥 지나친 행인들은 아이의 부모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
지난 13일 오후 5시30분쯤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의 한 시장 골목에서 혼자 놀던 두 살배기 여자아이가 두대의 차량에 치였다. 하지만 주변을 지나던 18명의 행인이 쓰러진 아이를 무심히 외면했다.당시 사고의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이 아이는 첫 번째 차량에 치여 앞바퀴에 깔렸고 운전자는 잠시 멈칫하다 다시 뒷바퀴로 한 번 깔고 달아났다. 사건 현장에는 약 5분 동안 10여명의 행인이 오갔으나 모두 못 본 체 지나쳤다.
사고는 또 다시 이어졌다. 첫번째 사고 후 7분이 지나 한 화물차가 아이를 보지 못하고 다시 아이를 치고 만 것. 방치된 아이 옆으로 수명의 행인들이 그대로 지나쳤다. 한참이 지나서야 폐지를 줍던 한 여성이 아이를 길가로 옮겨 놓고 구조를 요청했다. 병원에 이송된 아이는 현재 뇌사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내고 달아났던 기사 두명은 공안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영상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올라와 18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만 약 1만2000여개 달렸다.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첫 번째 가해자는 아이와 똑같은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사건의 초점은 다친 아이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 행인들의 무심한 태도에 쏠렸다.
한 유쿠 사용자는 "10여명의 행인들도 죄가 있다"면서 "왜 정부는 타인의 위험을 외면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법을 제정하지 않는냐. 무정한 중국인들의 도덕성이 흔들릴 때 법 말고 어떤 것에 의지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네티즌 또한 "경제는 나날이 성장하는데 인간성은 점점 밑바닥으로 가고 있다"고 씁쓸해했다.지난 금요일 항저우 서호수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는 한 여성을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 여행객이 구해준 일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차이나리포트는 전했다. 당시 주변에 있던 중국인들은 이 광경을 보기만 했을 뿐 선뜻 나서서 도와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다른 원인을 꼽고 있다. 바로 중국엔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큼 궁지에 몰린 사람을 도와주도록 의무화한 법이다. 이 법은 프랑스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14개국과 미국 30여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웨이보 사용자 AoB-9527은 "이건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라면서 "그 사람이 가진 무정함이나 손해를 보지 않려는 성향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피트만 포트 교수(법학과)는 캐나다 토론토 지역신문 더스타닷컴 온라인판을 통해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 존재하지 않는 중국에서 사람들은 남을 돕는 것 자체를 꺼려할 수가 있다"면서 "도움을 줬다가 오히려 고소를 당하는 등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번질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6년 중국 난징에서 한 남성이 다리가 부러진 노인을 병원까지 데려다 줬지만 치료비의 40%를 지불해야 했던 사례가 있었다. 노인의 다리 상태가 더 악화된 게 이 남성에게도 조금은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한 유쿠 사용자도 피트만 교수와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에서는 노인이 넘어져 도와줬는데도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를 못 본 체 그냥 지나친 행인들은 아이의 부모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