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는 詩 같은 매력…짧은 게 가장 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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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집행위원장 허진호 감독"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가장 짧은 것이 어쩌면 가장 솔직한 거죠.감독의 덕목 가운데 하나는 스쳐가는 일상에서 영원한 무엇인가를 잡아내는 것인데,29초영화제야말로 최적의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죠."
29초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진호 감독(48 · 사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멜로영화 감독답게 29초영화제의 가치를 '사랑 고백'으로 풀었다. 중국 상하이 인근 도시에서 중국 싱가포르 합작영화 '위험한 관계'를 찍고 있는 허 감독은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소설에 비교되는 기존 영화에 비해 29초영화는 시(詩)와 같은 매력을 지녔다"며 "세계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지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아 참가자들이나 집행위원들과 마음놓고 소통하기 어려운 것이 고충"이라면서 "그래도 연결될 때마다 출품작들을 보면서 새로운 시도들에 많이 놀란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 언론들이 나타나면서 뉴스가 언론사나 기자들만의 고유영역이 아닌 세상이 왔듯이 스마트폰 시대가 개막되면서 영화도 이제 기존 영화인들만의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신적 집중과 몰입이 필요한 기존 영화에 비해 완성도는 떨어질 수 있지만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영화계에도 스마트 혁명이 일고 있고 29초영화제가 바로 그 상징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