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계절…달러·원자재 춤출 듯"

세계 경제가 정책의 계절을 맞고 있다.

오는 26일로 예상되는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합의안 도출, 높아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 신흥국의 긴축기조 완화 가능성 등 각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세계 경제의 민감도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23일 하이투자증권은 "유럽 재정위기 해소책 합의와 미 연준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맞물릴 경우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대에 기반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재차 강화될 수 있다"며 "달러화 약세 전환과 원자재 가격 반등 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모멘텀(동력)이 약화되고 있고, 선진국 경기 역시 저성장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달러 약세 및 원자재 가격 반등은 제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박상현 연구원은 "'합의안 도출=유럽 재정리스크 해소'라는 공식을 적용할 수 없지만, 이번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시장의 기대치에 충족하는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유럽 재정리스크는 해소의 가닥을 잡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합의 조건으로는 △그리스의 자생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부채탕감 비율의 확대와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유럽은행들의 충분한 자본확충 및 관련한 공적자금 투입안 △국채시장 안정을 위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이나 레버리지안 도입 등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지난 3분기 미국의 성장률 추정치와 달리 4분기와 내년 1분기 추정치는 오히려 하향수정되고 있다"며 "더블딥은 아니지만 미국 경기가 저성장의 굴레에서 당분간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예상치 못한 충격이 올 경우 재차 더블딥 리스크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다시 경기부양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들은 선진국 경기의 둔화리스크와 긴축 후유증 등으로 성장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책기조가 물가에서 성장으로 점차 선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그는 "이번주 EU 정상회담과 11월 초 FOMC 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달러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강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