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투자 위험 미리 고지해야

예탁원 '표준계약서' 내달 발표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해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는 해외 기업들은 투자자에게 DR 투자의 위험성을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유상청약이나 합병 · 분할 등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추진할 때는 한국예탁결제원과 협의해야 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이 같은 내용의 '표준예탁계약서' 초안을 만들어 법률적 검토를 거치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를 통해 내용을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달 발표할 방침이다. 국내 상장을 저울질하는 해외 기업 국적이 중국 미국 일본 호주 등으로 다변화되는 데다 선진국 기업들은 원주 대신 DR 상장을 선호하기 때문에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고 예탁원은 설명했다. 예탁원이 마련한 표준예탁계약서 초안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계좌를 개설할 때 투자자에게 DR 소지자와 주식 소유자의 권리가 다르다는 점에 대해 고지할 의무를 명문화했다. DR 소유자는 의결권 배당청구권 등 주주권리를 예탁기관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직접 행사하려면 DR을 해지한 후 현지에 예탁돼 있는 원주로 교환해야 한다.

DR 발행 기업과 예탁원 간 협의 의무도 강화된다. 예탁원은 해외 기업이 현지 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려면 40일 전,합병 · 분할 등을 결정할 때는 60일 전에 예탁원에 고지한 후 협의하도록 할 예정이다. DR 소지자가 주주와 같은 권리를 적용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국고섬이 회계 불투명 사유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과 관련,상장폐지에 대한 조항도 넣기로 했다. 통상 발행 기업은 예탁 계약 종료일 30일 이전에 예탁원에 서면으로 통지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예탁원은 투자자들이 정리매매를 할 수 있는 기간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