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이어온 수작업 와인…삼겹살과 궁합 맞죠"

오스트리아 '에스터하지' 캄퍼 사장
"에스터하지는 작은 나라 오스트리아에서 장인정신으로 생산되는 '부티크 와인'입니다. 기계를 써서 대량 생산하는 다른 나라 와인과는 다른 특별한 맛이 강점이죠."

오스트리아 와이너리 '에스터하지'의 엘리자베스 캄퍼 사장(사진)은 "에스터하지 와인은 삼겹살,불고기,갈비찜,김치 같은 한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에스터하지 와인메이커 디너'에서 만난 캄퍼 사장은 "한국 와인시장에서 오스트리아산은 아직 낯선 존재지만 와인 애호가를 중심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터하지는 오스트리아 귀족 가문인 에스터하지가(家)가 17세기부터 자신들의 이름을 붙여 생산해 온 고급 와인이다. 문학가 괴테는 이 와인을 '에스터하지 요정의 나라'라는 표현으로 극찬했고,궁정악장으로 일했던 음악가 하이든은 아예 급여의 일부를 에스터하지 와인으로 받아갔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에스터하지 와인은 수백년 동안 자국 내에서만 소비되다 2008년 독일을 시작으로 수출에 나서 최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도 진출했다. 생산량(연간 50만병)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고급 레스토랑과 5성급 호텔 위주로 판매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캄퍼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와인 소비는 경기에 민감한 편이지만 에스터하지는 프리미엄시장을 겨냥하기 때문에 최근 경기 불안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터하지 가문은 재단을 설립해 와인 생산 외에도 부동산과 농림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이를 모두 문화 · 예술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선 와인수입업체 아이앤제이파트너를 통해 연 6000병가량 판매된다. 레드,화이트,스위트,스파클링 등 15종이며,가격은 한 병에 4만~15만원 선이다.

캄퍼 사장은 "해외 수출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있어 생산량을 10년 안에 두 배로 늘릴 계획이지만 전통방식과 수작업으로 와인을 생산한다는 원칙은 계속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