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안드로이드 도둑놈' 공개되자…애플빠들도 "이건 아니잖아"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카페에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마주앉아 있는 모습이 정보기술(IT) 전문 인터넷매체인 기즈모도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24일 발간되는 스티브 잡스 전기를 보면 당시 잡스는 동갑내기 슈미트에게 이렇게 말했다. "돈을 달라는 게 아냐.50억달러를 줘도 안 받을 거야.나도 돈 많아.안드로이드에 우리 아이디어를 쓰지 말라는 것이 내가 원하는 전부야."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로 안드로이드폰의 핵심이다. 잡스는 안드로이드에 대해 "(애플 아이디어를) 훔친 제품"이라며 "애플 돈 전부를 들여서라도 박살내겠다" "핵전쟁이라도 치르겠다"고 말했다. 잡스의 이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구글플러스 글에는 엔지니어들이 100개가 넘는 비판 댓글을 올렸다. 미국 버펄로에 사는 개발자 조영 씨는 "진흙탕 싸움을 시작한 애플과 잡스를 용서할 수 없다…협력해야 하는 장을 소송으로 더럽혔다"고 꼬집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김윤수 씨는 "잡스가 아이폰으로 구축한 에코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한 것"이라고 썼고,늘봄 씨는 "iOS(아이폰 OS)도 여기저기서 차용한 것"이라며 "왜 지금은 안드로이드를 따라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밖에 "멀티터치도 아이폰 이전에 나왔던 개념이다"(늘봄) "(화면 확대 기능인) 투핀치줌도 아이폰 이전에 나온 기술이다"(임민섭) "애플의 그래픽 유저인터페이스(GUI)와 마우스,MP3도 도용한 것이다. 누구도 도둑이라고 말할 수 없다"(채석병,캐나다 넥스소프트) 등의 의견들도 줄을 이었다.

애플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맥루머스에도 비판적인 댓글들이 눈에 띈다. "무얼 훔쳤단 말이냐"(something3153) "iOS와 안드로이드는 너무 달라서 베꼈다는 말은 엉터리다. 터치 UI도 아이폰 이전에 나왔다"(parapup) 등의 글들이다. 지디넷은 잡스가 안드로이드를 '훔친 제품'이라고 비난했다는 기사 끝에 잡스의 발언에 동의하느냐고 묻는 설문을 붙였다. 23일 현재 '동의한다'는 26%,'동의 안 한다'는 67%에 달한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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