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튀어나가듯 짜릿한 속도감 ‘마세라티’

영암 F1 경기장서 질주
시속 200까지 흔들림 못느껴
9월28일 오전 8시. 적막감이 흐르던 전남 영암 F1 경기장이 ‘마세라티’의 웅장한 엔진소리로 가득 찼다. 시승자들이 직접 차를 운전해볼 수 있는 트랙데이 행사가 열렸다. 국내 260여대밖에 없는 마세라티가 종류별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출시한 스포츠 쿠페 ‘그란투리스모 MC 스트라달레’가 첫선을 보였다. 레이싱 DNA를 가장 많이 반영한 모델로 역대 마세라티 중 가장 빠르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외관을 보면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서부터 후미등까지 매끄럽게 이어진 근육질 보디 라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9년 출시한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S’의 디자이너 피닌파리나가 설계해 두 차종의 겉모습에는 큰 차이가 없다. 가격도 2억4600만원대로 비슷하다.

다만 스트라달레는 공기 역학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면 스플리터, 범퍼, 보닛, 전면 가드패널을 바꿨고 후방 범퍼를 채택했다.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스트라달레에 올라 탔다.

은색 금속 재질의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리는 순간 ‘부웅~’ 하는 묵직한 엔진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이륙할 때처럼 공중으로 솟구치는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52·의 성능을 갖춘 만큼 가속력이 폭발적이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서 기어를 바꾸면 총알이 튀어나가듯 짜릿한 속도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시속 100까지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마찰 감소 프로그램’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시속 200에 이르러서도 차체에 흔들림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기어 변속시 ‘딸깍’ 하는 경쾌한 버튼음과 중저음의 엔진소리는 이 차를 잊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다. 마세라티는 소리의 미학을 중요하게 여겨 기계 작동음까지 악보로 조율한다. 오후 6시에 끝난 VIP 시승회까지 마세라티 6대는 하루종일 영암 F1 트랙을 달궜다. 이날 투입된 차종의 가격은 15억여원, 경기장 대여료 등으로 1억원 이상이 들었다는 후문이다.

영암=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