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인재포럼] "한국, 일ㆍ교육 열정 남달라…인재 다양성은 보완해야"

한국은 글로벌 인재강국인가…기업이 인재양성 앞장, 교육기관 경쟁력도 높아
외국 인력 포용력, 직업선택 유연성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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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글로벌 인재 강국이라고 생각하십니까. (Do you think Korea has leapt forward as a global hub of human resources.)"

올해 글로벌 인재포럼에 참석하는 해외 주요 인사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떤 대답들이 돌아왔을까. 해외 인사들은 "교육에 대한 열정,업무에 대한 헌신이 결합해 한국의 저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뛰어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우수한 교육기관과 기업들의 경쟁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한국이 인재강국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이 진정한 글로벌 인재허브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해외 전문가들은 외국 인재를 포용하는 '인재의 다양성'과 '직업 선택의 유연성'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무헌신 · 교육열이 비결"

전문가들은 한국이 빠른 시간 안에 인재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국민들의 업무에 대한 헌신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제니스 하우로이드 미국 액트원그룹 회장은 "한국에는 노동윤리에 대한 강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런 공감대가 질 높은 교육과 결합해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인재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피터 쿠친크 미 일리노이대 교수도 "맡은 업무에 대한 높은 가치관과 글로벌사회 적응력이 한국을 글로벌 인재 허브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해럴드 버슨 버슨마스텔라 회장과 로저 샤우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피터 자비스 영국 서레이대 교육학과 교수 등도 한국인들의 업무에 대한 헌신과 성취에 대한 열망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한국의 교육기관이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견도 많았다. 산티아고 이니게스 스페인 IE비즈니스스쿨 학장은 "한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최고 수준의 비즈니스스쿨을 많이 갖고 있다"며 "교육기관의 경쟁력은 한국에서 건전한 경영문화가 발전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쿠친크 교수와 라스 팔레센 덴마크공대 총장도 배움에 대한 높은 가치관과 교육 기관의 경쟁력을 한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파울 놀테 독일 베를린자유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영국 등 산업화 역사가 긴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후발 주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며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한국인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으면서 한국을 매력적이고 성공적인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훌륭한 인재를 통해 성장한 한국 기업들이 다시 인재들을 육성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팔레센 총장은 "한국 기업들이 국제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인적자원 양성에 있어서도 국제적인 규모와 효율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해리 패트리노스 세계은행 교육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학생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등에서 매년 높은 점수를 얻는 등 훌륭한 자질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은 한국인들의 기술 창조력을 높이 평가했다. ◆"다른 국가 · 기관들과 정보 공유해야"

인적자원 경쟁력은 높은 편이지만 한국을 진정한 인재강국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었다. 지펑 탄 세계은행 교육자문위원은 "진정한 글로벌 인재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인재의 다양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한국제품은 높은 질과 혁신성으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을 인재강국으로 볼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이나 기관 내에서 영어 사용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등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좀 더 손쉽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웨인 톨마체 미국 퍼스트어드밴티지 회장 역시 "한국이 아직 글로벌 인재허브는 아니다"고 답했다.

피터 테이텀 CICA(Career Industry Council of Austrailia) 원장은 한국에서 경력관리를 위한 노력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테이텀 교수는 "한국은 효율적인 인력양성 시스템을 통해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동시에 업무의 내용과 업무여건 등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끊임없이 경력관리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혹은 교육기관이 나서서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그 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한국이 글로벌 인재양성 허브에 다가가면 갈수록 다른 국가 및 기관들과 정보 및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