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기적' 올해 상금 13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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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도널드, 美·유럽투어 동시석권 '눈앞'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34 · 잉글랜드)가 미국 PGA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상금왕에 등극하며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 상금왕에 오를 수 있는 전인미답의 대기록 작성을 눈앞에 뒀다.
PGA투어 미러클클래식, 4R서만 8언더파 대역전극
68.86타 '최소타수상' 유력…사상 첫 美·유럽 MVP 예고
도널드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디즈니골프장 매그놀리아 코스(파72 · 7516야드)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호스피털 클래식' 마지막날 버디 10개(보기 2개)를 노획하며 8언더파 64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2위 저스틴 레너드(미국)를 2타차로 제쳤다. 상금 랭킹 선두 웹 심슨(미국)에게 36만3029달러 뒤졌던 도널드는 심슨이 8위보다 나쁜 성적을 내고 자신은 최소한 공동 2위에 올라야 상금왕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 대회에 임했다. 첫날 공동선두에 나서 가능성을 높였으나 2라운드에서는 공동 14위로 밀려났다. 3라운드에서는 선두를 3타차로 추격하던 14번홀(파5)에서 4타 만에 그린에 올린 뒤 3퍼트로 더블보기를 하며 무너졌다. 도널드의 3퍼트는 지난 7월 캐나디언오픈 3라운드 이후 483번째홀 만에 나온 것이었다.
공동 14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도널드는 전반에 버디 4개를 잡았으나 보기를 2개나 범했다. 8번홀(파5)에서 보기를 했을 때 그는 공동 10위였고 선두에 5타나 뒤져 있어 모두가 '상금왕은 물 건너갔다'는 인식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신들린듯 10번홀부터 15번홀까지 6개홀 연속 버디 사냥을 하며 단숨에 2타차 단독선두로 솟구쳤다. 15번홀(파3)에서는 10m가 넘는 버디 퍼트가 홀로 빨려들어갔다.
도널드는 "내 생애 가장 만족스러운 우승"이라며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됐다. 달 위를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투어 시즌 최종일에 '역전 상금왕'이 나온 것은 1996년 톰 레먼 이후 15년 만이다. 도널드와 동반라운드를 하며 상금왕 경쟁을 벌인 심슨도 7~10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낚는 등 선전했으나 3언더파 69타에 그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6위에 머물렀다.
올해 5월 세계 1위 자리에 우뚝 선 도널드는 이번 시즌 PGA투어에서 2승,유럽투어에서 3승을 따냈다. 지난해 2월 첫 딸을 얻은 도널드는 2주 안에 둘째를 얻을 예정이어서 '최고의 해'를 보내게 됐다.
우승상금 84만6000달러를 보탠 도널드는 시즌 상금 668만3214달러로 634만7353달러를 획득한 심슨에게 33만5861달러 앞섰다. 유럽투어에서 385만6394유로로 상금랭킹 1위를 질주 중인 도널드는 양대 투어에서 벌어들인 시즌 총상금이 총 1203만2338달러(137억7700만원)나 된다. 유럽투어 상금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254만유로에 131만유로 앞서 있는 도널드는 남은 7개 대회에서 상금 선두를 유지할 경우 사상 최초로 미국과 유럽투어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하는 선수가 된다. 최소타수상(바든트로피)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68.86타로 2위 심슨의 69.25타를 제쳤다. 유럽에서도 69.24타로 매킬로이(69.34타)에게 앞서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