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에서 만난 잡스는 자기 감정에 솔직했던 사람"

잡스 傳記 전세계 동시 출간 - 국내판 번역 안진환 씨
"후련하고도 아쉬웠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1년만 더 살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

24일 출간된 잡스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민음사)를 번역한 안진환 씨(48 · 사진)는 지난 9일 오후 9시30분 작업실에서 930쪽 분량의 잡스 전기 번역에 마침표를 찍은 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 안씨가 영문 원고를 받은 것은 지난 7월 하순이었다. "미국 사이먼앤드슈스터 출판사로부터 국제우편물로 받았습니다. 번역 원고는 보통 이메일로 주고받는데 이 책은 장(章)별로 A4 용지에 복사해 보냈어요. 원고 내용이 한꺼번에 유출되는 위험을 막기 위해서였죠."

잡스란 이름은 그에게 익숙했다. 2008년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린더 카니 지음,북섬)을 옮겼고 숱한 경제경영서를 번역하면서 잡스를 대했기 때문이다.

"원고는 세 번에 걸쳐 받았어요. 최종 수정본은 9월에 받았죠.마지막 36~41장은 기존 원고에서 수정됐거나 새로 추가된 것이었습니다. 두 달 반에 걸쳐 번역했는데 알려진 대로 '쪽대본' 형식은 아니었어요. 애초부터 시간 여유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리 쫓기지도 않았습니다. 막판 열흘가량은 하루 잠을 한두 시간밖에 자지 못했지만 말이죠."안씨는 행간에서 만난 잡스를 "자기 감정에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잡스는 억울하거나 분한 일이 생기면 직원들은 물론 대중 앞에서도 엉엉 울었어요. 우는 걸로 감정을 표현했지요. 보통사람이라면 그렇게 하기 힘들었겠죠."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