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 코스피 1900선 탈환 '초읽기'…증시 향배는?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60포인트 가까이 급등해 1900선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증시 폭락의 주범인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기대로 코스피지수가 안도랠리를 이어간 덕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2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94포인트(3.26%) 뛴 1898.32로 장을 마쳐 이틀째 상승했다.

지난주말 그리스 1차 구제금융 중 6차분인 80억유로 집행 합의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사태 해결 기대로 미국 뉴욕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1850선을 회복하며 1%대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고, 장중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면서 상승폭을 점차 확대, 장중 1890선도 되찾았다.

지난 23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유럽은행들의 자본 확충과 그리스 국채의 손실부담 비율에 대한 논의가 상당부분 진전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남은 쟁점에 대해 개별적으로 접촉한 후 오는 26일 2차 정상회담을 열고 종합 대책을 일괄 타결할 계획이다.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그동안 증시를 억누른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이 약화된 가운데 26일 EU 정상회담과 발표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 안도랠리가 진행되고 있다"며 "유럽 위기 해결 구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추가적으로 상승해 1950∼2000 수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술적 반등 국면이 연장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이달 195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내달 3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이벤트 등을 고려하면 이번주는 무난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26일 EU 정상회담 뉴스가 나온 이후에는 재료 노출 효과로 인한 단기 조정이 우려되고 있다. 해결방안과 관련해 기대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도 후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절대치 기준에선 여전히 부담이 없는 수준이지만 바닥에서 급하게 올랐기 때문에 1900선을 앞두고 숨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며 "건설 등의 업종이 최근 급락분을 상단부분 만회했고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나흘째 강한 반등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일부 과열신호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급등엔 장중 발표된 중국의 10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잠정치 역시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10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는 51.1을 기록해 전월(49.9)보다 0.2포인트 상승,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 50을 상회했다.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가 확장국면임을 의미하며, 50보다 낮으면 수축 국면임을 나타낸다.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상황에 대해 이미 시장이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던 상황에서 중국의 10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가 긍정적으로 나와 중국 모멘텀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걷혀 투자심리를 추가적으로 안정시켰다"며 "투신과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의 추가적인 매수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