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반월가 시위,정치세력화엔 한계”

[한경속보]‘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된 반(反) 월가 시위가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로 전개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4일 ‘반월가 시위 확산에 대한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시위가 대형 정치세력으로 발전하기에는 강한 구심점과 뚜렷한 메시지,충분한 자본이란 3대 요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반월가 시위는 단일 리더와 집행기관 없이 참여자들의 동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또 금융계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됐지만 전체 구성원과 대중을 설득할 만한 구체적인 매니페스토(공약의 목표와 이행 가능성,예산 확보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행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시위 자금을 참여자와 지지그룹 기부금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대형 정치세력으로 발전하는 데 한계로 지적됐다.

반월가 시위가 다른 나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글로벌 트렌드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됐다.보고서는 “금융권의 구제금융과 임금수준,조세제도 등이 국가마다 달라 통일된 메시지와 행동이 쉽지 않다”며 “시위가 장기화할 수 있지만 대규모 변화로 이어지기엔 제약이 많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다만 “미국 대선구도와 정당정책의 변화,조세제도 개선,추가 경기부양책,금융업계의 자정활동,금융규제 강화 등을 일부 이끌어낼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