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대형 용지도 팔려…수도권은 '썰렁'

'187대 1' 光州 아파트 용지 경쟁률 사상 최고

실수요자 많아 부지 확보 경쟁…미분양 시달리던 곳도 55대 1
"과열 우려…지나친 낙관 금물"
'광주 첨단2지구' 60~85㎡ 아파트 용지가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최근 몇 년 새 분양이 끊겨 실수요가 쌓인 지역에서 바로 분양 가능한 인기 높은 중소형 부지가 공급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주시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개발 중인 택지지구는 수완 · 첨단2 · 선운 · 효천 등 4곳이다. 주민 선호도가 가장 높은 수완지구 아파트 용지는 지난해 모두 소진됐다. 이런 차에 첨단2 · 선운지구에서 아파트 용지 5필지가 나오자 지역은 물론 수도권 건설사들까지 달려들었다. LH 광주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광주에서 나올 아파트 용지는 효천지구 3필지뿐"이라며 "광주지역 매매가와 전셋값은 오르고 있지만 LH가 내놓을 용지가 거의 없어 용지확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선 중대형 용지도 팔린다지방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용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24일 LH에 따르면 이달 광주에서 공급된 광주 첨단2지구는 48 대 1~18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85㎡ 이하를 지을 수 있는 용지 1필지가 187 대 1,85㎡ 초과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용지 2필지가 각각 48 대 1 및 87 대 1이었다.

같은 시기에 공급된 광주 선운지구 전용 85㎡ 이하 2필지도 54 대 1과 5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LH 관계자는 "선운지구 아파트 용지는 입지 여건이 가장 좋지 않아 작년까지 미분양에 시달리던 곳"이라며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 중대형 아파트 부지와 연립주택 용지가 팔린 점도 새로운 변화다. 광주 수완지구에서 이달 공급된 연립주택 용지 2필지는 4 대 1과 1 대 1의 경쟁률로 매각됐다. 광주 첨단2지구,광주 선운지구,행정중심복합도시 등에선 85㎡ 초과 용지가 수의계약으로 주인을 찾았다.

지방과 달리 분양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된 수도권에선 판매실적이 여전히 부진하다. 이달 들어 판매된 아파트 용지 가운데 수도권 용지는 한 곳도 없다.

◆신도시 개발 중단에 선취매아파트 용지를 찾는 건설사가 늘어난 배경에는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이 있다. 작년 상반기 부산에서 시작된 청약 열기는 현재 울산 대구 광주 전주 목포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현동호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지방에선 2005년께부터 공급이 끊겨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부족하다"며 "이 여파로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자 전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면서 매매가가 뛰고 분양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LH가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개발을 사실상 중단키로 한 것도 원인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지송 LH 사장은 지난 11일 주공 · 토공 통합 2주년을 맞아 "도심이나 도심과 가까운 지역의 산지 구릉지 공공기관 이전부지 등을 대상으로 소규모 맞춤형 토지 개발로 전환키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부에선 지방 분양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D건설 관계자는 "지방은 주택수요 크기가 제한적"이라며 "단기간에 아파트가 많이 공급됐고,일부 지역에선 가수요자들이 시장을 끌고 가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