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문제는 이탈리아다…獨·佛 "긴축 강화하라" 압박

유럽 수뇌부가 시선을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옮겨 "긴축재정을 이행하라"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이탈리아에 경제성장 및 긴축재정을 위한 개혁 이행을 촉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회의 초반 두 정상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터프한 얘기(tough talks)'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보다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성장률을 높이고 재정적자를 감축할 수 있는 추가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EU 정상들이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초점을 옮긴 것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로 위기가 전염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는 국가부채 규모(1조2000억유로)가 유로존 최대 수준인 데다 프랑스 은행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자칫 이탈리아가 쓰러질 경우 유로존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메르켈 총리는 이와 관련해 "방화벽을 아무리 높게 쌓는다고 해도 신뢰할 만한 긴축재정이 수반되지 않는 한 위기 전염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