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朴 지지편지에 '로자 파크스' 언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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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캠프 지원 방문…젊은층의 투표 촉구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24일 '응원의 편지'를 들고 박원순 범야권 후보의 서울 안국동 선거사무실을 찾았다. 전날 "도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응원 방문 형식으로 박 후보를 지원한 것이다.
홍준표 "정치 하려면 교수직 버리고 나와야"
안 교수는 이날 오후 1시께 희망캠프를 방문해 A4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박 후보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전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심했다. 이겨서 네거티브 선거 문화를 뿌리뽑기 바란다. 그래서 응원드리러 왔다"며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안 교수는 1955년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촉매 역할을 했던 '로자 파크스' 사건으로 시작한 편지에서 "퇴근길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거부해 시작된 이 사건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전환점이 됐다.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이런 '작은 행동'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자 파크스는 수많은 대중의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고 했다. 선거는 바로 이런 참여의 상징"이라며 서울시민의 적극적 투표를 촉구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성격과 관련,"부자 대 서민,노인 대 젊은이,강남과 강북,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누구의 말이 진실한지,누가 미래를 말하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은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나온 안 교수의 지원 움직임을 예사롭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안 교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강력한 대선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에 대한 안 교수의 공개 지지 선언은 사실상 현실 정치 참여를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대선 길닦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안철수 돌출 변수'에 한나라당은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교수직을 던지고 나오라"며 공격했다. 홍준표 대표는 "국립대 교수가 특정 정파에 함몰돼 편향된 정치 행위를 하는 건 옳지 않다"며 "교수직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고 정치판에 들어오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