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으로 돈 들어온다…고객예탁금 21조 '돌파'

투자자들이 맡긴 주식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증시 회복기 주식투자를 고려하는 대기 자금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고객예탁금 잔고는 전날보다 6066억원 증가한 21조8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19조526억원을 기록하며 19조원대로 올라선 고객예탁금은 불과 10거래일만에 2조280억원이 늘어 21조원대를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에도 근접하고 있다. 고객예탁금 사상 최고치는 지난 8월 10일 기록한 22조6552억원이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으로 장래에 주식에 재투자될 자금이다. 따라서 고객예탁금이 늘어나면 주식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유동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국내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단계로 접어들면서 향후 증시 회복을 낙관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완화되자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 미니랠리를 시작, 1700선을 재탈환 한 뒤 지난 21일까지 130포인트 치솟으며 1830선대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지난 8월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와 지금은 자금 성격이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지난 8월 급락장에서 급증한 고객예탁금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동시에 증가해 매수 대기 자금이 아닌 매도 후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고객예탁금은 증시 회복기 저가 매수를 노린 '스마트 머니'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최근 고객예탁금에서 개인투자자 매도자금을 제외한 실질 고객예탁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때 신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유럽 재정위기 완화와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해소 등으로 투자자들이 박스권 논리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