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련 증권업본부 "황건호 금투협 회장, 공개검증거쳐 거취 결정해야"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의 증권업종본부는 25일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업계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주식워런트증권(ELW) 사건을 협회장 선거에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증권업종본부는 민주노총 내 13개 연맹 중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의 산하 기관으로, 국내 증권사 21곳의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곳이다. 증권업종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수년간 증권업을 중심으로 한 금융투자업계의 영업환경이 상상 외로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으며, 증권회사 간 수수료 인하경쟁이 이제는 결국 ‘0원 수수료’라는 덤핑수준에 이르렀다"며 "더욱이 주식워런트증권(ELW) 영업과 관련해 검찰조사에서 무려 12개 증권회사가 기소되는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의 수장인 황 회장은 지난 수 년 동안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오히려 정부와 여당의 정책을 대변하는 기구로 전락해 회원사에 ‘금융인 안보교육지침’, ‘G20 정상회담 홍보’ 등에만 열을 올려왔다고 주장했다.

증권업종본부는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는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기 보다는 정작 정부 일을 하겠다고 한다면 정부의 각료가 되는 것이 적절한 태도일 것"이라고 꼬집었다.이 본부는 특히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ELW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던 황 회장이 빠른 시일 안에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란 소식에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 본부는 "그동안 ELW 사건과 관련해 수수방관하던 황 회장이 이제와서 탄원서를 제출하는 이유는 앞으로 석 달 정도 남은 협회장 선거를 의식한 불순한 행동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금융투자협회의 어떠한 도움도 없이 변론에 최선을 다해왔던 기소된 12개 증권회사의 입장에서는 황 회장의 태도에 대해 매우 황당해하고 있다"며 "황 회장이 ELW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이번 행위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증권업종본부는 "현재 금융업계에서는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동시에 정치적인 움직임도 분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업계의 주요 이슈 및 입장 대변에 소홀히 하면서 장기 집권해온 황 회장은 즉시 물러나야 마땅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