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혁ㆍLCDㆍ태양광 '죽을 맛'

긴급점검/ 中企, 글로벌 불황 '직격탄' - 업종별 기상도
중소기업 경기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체로 음식료와 섬유 · 피혁 기계 등 내수업종은 어려운 반면 자동차와 휴대폰 · 가전 등은 '잘나간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상황이 좋다. 업종에 따라 양극화가 뚜렷하다는 얘기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내수업체들의 고통이 가장 크다. 피혁업계의 경우 원재료인 원피(소 껍데기)의 95%가량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원피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환율까지 올라 경영난이 심각하다. 피혁업체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원료 상당수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음식료업도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대외 경제 불안으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업황은 벌써부터 초겨울 날씨다. 금속 · 기계 분야는 건설경기 침체와 4대강 사업 종료,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중국 중동지역 수출이 늘어 버티고 있으나 미국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가 중국 등 신흥국으로 전이될 경우 장기불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섬유는 미국 ·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일본 중국 등 역내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런대로 '선방'하는 분위기다.

전자 쪽에선 같은 수출업체라도 품목에 따라 기상도가 크게 달라진다. LCD(액정표시장치)와 반도체 부품업계는 공급과잉에다 유럽발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반면 휴대폰과 3D TV 등 일부 가전 분야는 견고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반도체와 LCD 등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으나 휴대폰과 가전 부문은 8~10%의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잘나가는 분야는 역시 자동차 부품업종.품질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데다 일본 대지진의 반사이익(도요타 등의 생산차질)까지 덤으로 얻은 덕분에 1~9월 생산이 9.4% 늘었다. 특히 9월 수출은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고연비 소형차 선호도 증가,전략 차종 투입 등으로 14.0%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 절삭공구 업체 관계자는 "다른 업종들은 몰라도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경우 환율 상승에다 수출 증가로 표정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수진/김병근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