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또 사상최고

장중 달러당 75.75엔…日 주식·외환시장 '꽁꽁'
유럽발 재정위기로 일본의 주식 · 외환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불안한 대외 여건으로 주식을 꺼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식거래 대금은 줄고 외환시장 거래량도 감소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주식거래 대금은 6일 연속 1조엔(14조원)을 밑돌았다"며 "이달 들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조159억엔으로 2004년 9월 9664억엔 이후 7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글로벌 주식거래 대금은 5조달러로 전월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오다 준 다이와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쿄 외환시장의 거래 규모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71억달러(8조원) 수준으로 전월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 금융거래 감소는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초래,실물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금융거래 감소는 기업들의 사업계획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내년 초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이를 연말로 미룬 것은 주식시장 침체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엔 · 달러 환율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엔 · 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75.75엔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75.78엔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취소되면서 재정위기 해결책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엔화를 사들이고 유로화를 매도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