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ㆍ안철수…행보 빨라진 대선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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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4년 만에 선거 지원…安, 사실상 정치인 변신10 · 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대선 국면이 앞당겨진 양상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여야가 대선 주자들을 전면에 포진시킨 결과다. 한나라당은 '선거의 여인'으로 대선 1위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세웠고,안철수 바람을 몰고온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박원순 범야권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시장선거에서 일합을 겨룬 모양새가 됐다.
두 잠룡 간 대결은 아날로그식으로 이뤄졌다. 안 교수는 지난 24일 박 후보 캠프를 찾아 '변화와 행동'의 중요성을 담은 A4용지 두 장짜리 편지를 박 후보에게 건네면서 지지를 표명했고,안 교수보다 먼저 선거 지원에 나섰던 박 전 대표는 다음날인 25일 나 후보 캠프를 찾아 유세 기간 시민들로부터 들었던 사항을 적은 정책 수첩을 나 후보에게 줬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간간이 지방 지원 유세를 한 것을 제외하곤 선거 운동 기간 중 상당 시간을 서울시장 선거에 할애했다. 지지율에서 크게 밀렸던 나 후보를 박빙구도로 끌어올린 건 박 전 대표 지원 유세의 효과라 할 수 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는 당초부터 어려운 선거였다. 박 전 대표는 4년 만에 지원군으로 나서 오른손이 마비되도록 뛰었다"며 "박빙의 차이로 따라붙은 것만 해도 박근혜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도 이번 선거를 통해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안 교수는 이번 선거를 통해 사실상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막판에 박 후보를 지원한 것은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기 충분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시민 운동가 출신인 박 후보도 검증전이 시작되자 온갖 의혹이 쏟아졌고,이게 지지율이 떨어지며 실제 효과로 나타났다"며 "특히 사업을 해봤던 안 교수에 대해선 검증을 벌일 게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교수가 사업가나 교수로서는 평가를 받지만 국민적 인기가 높다고 해서 정치인으로서 갖춰야할 덕목을 가졌는지는 다른 문제이며,갈길은 아직 멀다고 본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