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씨 재판, 은행관계자 허위진술 공방

26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배임 및 횡령사건 재판에서 은행 측 증언자들 진술에 대한 진실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판사 김시철)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12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신한은행 모 간부는 "(투모로그룹을 담당한) 전임 지점장에게서 신 당시 은행장이 금강산랜드 등 투모로그룹을 특별관리했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신한은행 여신심사 담당자는 "투모로그룹은 당시 골프장 부지 매입과 관련해 대출을 신청했는데,자금조달 흐름상 20년이 지나도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신 전 사장의 변호인단은 "골프장 관련 도시관리계획이 (대출승인과 그룹 등급상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6월에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금강산랜드 대출 건에 문제가 있었다고 진술한 신한은행 관계자가 증인으로 출석,"대출건에 대해 내가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여 증인들에 대한 은행 측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이 때문에 이날 공판에서 신한은행 관계자들의 진술 신빙성 여부가 또다시 법원 판단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음 공판은 내달 9일 열릴 예정이다.

신 전 사장은 2006~2007년 금강산랜드와 투모로그룹에 400억원대의 자금을 부당하게 대출하도록 지시한 혐의 및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에게 자문료를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1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