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눈앞…코스닥에 '붉은 단풍' 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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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497P 생기 되찾은 중소형주코스닥지수가 500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26일 전날보다 0.98%(4.82포인트) 오른 497.51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의 약진은 유럽 재정위기 해소 기대감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회복이 더딘 코스닥 종목에 눈길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20%에 불과했던 유가증권시장 대비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은 이날 58.86%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유럽문제 등 대외 변수가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전제로 코스닥시장이 500선 안착에 이어 전 고점(545)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반도체 투자 '낙수 효과'…하나마이크론 등 상한가
바이오·게임주 '꿋꿋'…유행따라 거래 쏠림은 부담
◆바이오 · 엔터 · 반도체주 강세삼성그룹이 바이오헬스케어사업을 강화한다는 소식에 이날 관련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서울병원과 방사선치료 관리 통합솔루션을 개발키로 한 인피니트헬스케어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와 모바일 병원서비스 공동사업 계약을 맺은 비트컴퓨터도 10.67% 올랐다. 한동안 주춤했던 마크로젠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주들에도 상승세가 옮겨붙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관련 코스닥주들도 내년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낙수(트리클다운)효과의 직접적 수혜주로 꼽히는 STS반도체와 하나마이크론,시그네틱스는 장 후반 나란히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에 대한 투자는 올해의 두 배 수준인 7조~8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하나마이크론 등 비메모리분야 반도체 관련주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각한 주가 및 거래량 쏠림현상
올 들어 코스닥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바이오,게임,연예기획사 등은 신약 개발 및 해외 진출 등으로 펀더멘털의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조정장에서도 연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이들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지나친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연구 · 개발(R&D) 중심 바이오기업의 주가 수준을 일률적인 주가수익비율(PER)로 판단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메디포스트(PER 506배) 마크로젠(426배) 차바이오앤(126배) 등의 지나치게 가파른 주가 상승은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정치테마주 등 일시적 유행에 따른 거래량 쏠림 현상도 코스닥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다. 이날 안철수연구소는 상장 후 최대인 694만여주가 거래됐다. 거래대금은 5479억여원으로 전체 코스닥 거래대금(3조2314억원)의 17%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5% 남짓한 수급 불균형이 이 같은 극단적 쏠림현상을 낳는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 들어 증시가 대외 변수에 휘둘리다 보니 정치인 관련 테마주가 더 극성을 부린다"며 "대외 변수가 사라지면 투자자들이 기업의 펀더멘털에 입각한 정석 투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