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르네상스' 전면 재검토…임대주택 8만 가구 공급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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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정치 빅뱅 - 서울시 개발사업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제1공약은 '집 걱정 없는 서울,희망둥지' 프로젝트다. 서민 주거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들고 나온 만큼 향후 서울시정의 무게중심도 이 부분에 모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오세훈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한강르네상스' 등 각종 개발 사업은 규모를 줄이거나 속도를 조절할 방침이어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세보증금센터 설치, 민간 전·월세시장 지원, 주택바우처 규모도 확대
뉴타운·재건축은 선별 추진
◆'집 걱정없는 서울' 프로젝트 추진희망둥지 프로젝트는 서민 대학생 등에게 다양한 형태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임기 내 서울시 목표 6만가구보다 많은 8만가구 공급이 목표다. 기존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및 매입형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새로운 대안형 임대주택을 보급하는 방식으로 공약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박 당선자가 제시한 대안형 임대주택은 △시유지를 활용한 주택협동조합형 주택 △민간 소유 토지임차 장기임대주택 △1~2인가구용 공공원룸텔 등이다.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공급하는 85㎡ · 102㎡형 시프트 규모를 39㎡ · 49㎡형 등으로 줄여 가구 수를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주택바우처(주거지원비)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작년 말부터 최저 주거기준을 밑도는 저소득층에 매달 4만3000~6만5000원의 임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재원 조달 가능성은 여전한 숙제다. 서울시내 임대주택 공급 주체인 SH공사가 16조원의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확대가 쉽지 않아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임대주택 8만가구 건립에 필요한 돈이 3조원가량으로 추산되는 만큼 공약 실현 여부는 재원 조달이 판가름지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민간 부문 임대시장 지원
민간 부문 임대시장을 지원하는 방안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공약이 '전세보증금센터'다. 전셋집을 옮기려는 세입자와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 간 날짜가 맞지 않아 이사가 어려울 때 센터에서 일시적으로 보증금을 빌리는 시스템이다.
서울시나 구청이 집주인에게 집수리 비용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세입자에게 장기간 안정된 임대료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장기안심주택(공공계약민간임대주택)'도 민간 임대시장 지원 방안의 하나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시 전체 주택 수의 절반에 가까운 민간 임대시장을 지원할 경우 주거 안정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훨씬 클 뿐 아니라 턱없이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강변 재개발 계속 추진은 '미지수'
박 당선자는 서울시의 각종 개발 사업을 줄이거나 실태조사를 거쳐 선택,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이미 공약집과 토론회 등을 통해 뉴타운 · 재개발 · 재건축 사업에 대해 "과속 개발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서왕진 정책팀장은 "전면적으로 사업을 철회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도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사나 사업지구별 현황을 정확히 진단한 뒤 종합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강르네상스 개발 계획의 하나로 추진 중인 한강변 재개발 사업인 전략 · 유도정비구역 사업은 원점 재검토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자가 한강르네상스 개발 전면 재검토를 밝힌 만큼 사업 초기 단계인 한강변 재개발 구상안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전략정비구역은 성수 · 여의도 · 합정 · 이촌 · 압구정지구 등 총 5곳이,유도정비구역은 망원 · 당산 · 반포 · 구의 자양 · 잠실지구 등 5곳이 지정돼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