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위간부 '인사 태풍'…야권 자리다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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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정치 빅뱅27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박원순 호'의 서울시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오세훈 전 시장 측근을 비롯해 고위 간부 대부분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급 이상 신임 물을 듯…행정경험 없어 '소폭' 전망도
우선 현재 공석인 정무부시장이 1순위 임명 대상이다. 시장이 제청한 후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시장과는 달리 정무부시장은 시장이 즉시 임명할 수 있다. 박 당선자가 선거 기간 내내 야권 공동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공언한 만큼 부시장직에는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등 야권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 · 2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당선된 김두관 경남지사는 강병기 민주노동당 전 최고위원을 정무부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부시장직을 놓고 야권 내 자리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경남도는 부시장 임명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김 지사가 당선 직후 임명한 민노당 출신 강 정무부지사가 최근 진주 출마를 위해 부지사직을 그만두면서 후속 부지사로 민주당 출신 인사 임명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야권의 도움을 받아 승리한 박 당선자가 야권의 자리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오세훈 전 시장이 임명한 본부장 및 국장급 간부들도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서울시 본청은 1실,8본부,5국으로 구성돼 있는데 부서장들 대부분이 오 전 시장이 임명한 간부들이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2급 이상 서울시 간부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신임을 물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강 르네상스,디자인 서울 등 오 전 시장의 정책을 앞장서 추진했던 문화관광디자인본부,한강사업본부,도시기반시설본부 등은 조직 축소 가능성까지 나온다. 시장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실도 주요 간부들에 한해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앞서 5년간 재직한 오 전 시장과는 성향이 전혀 다른 박 당선자가 시장에 오름에 따라 고위 간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전 시장 측근 간부 위주로만 물갈이하는 소폭 인사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박 당선자가 행정 경험이 없는 데다 측근 대부분이 시민단체 관계자들이어서 전문 관료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울시 인사는 최소한 다음달은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당선자는 최소한 한 달가량은 각 부서 및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등 기본 업무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