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말라리아 신약 개발 ‘시동’ … 내구성 강한 ‘피라맥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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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이야기말라리아는 모기(말라리아모기)가 전파하는 감염성 질병으로 감염 환자에게서 건강한 사람에게로 암컷 모기가 전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된 모기에게 물린 후 인체에서 임상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기는 짧게는 14일, 길게는 1년 정도다. 발병 후에는 한두 시간 동안 오한 두통 구역 등의 증세가 나타난 후 땀을 흘리는 발한기로 이어진다. 심할 경우 저혈압, 뇌성 혼수, 간질성 폐렴, 심근 부종 등의 합병증도 유발한다.
현재 전 세계 인구 69억명 가운데 약 40%인 27억명이 말라리아 발생 지역에 살고 있고 매년 3억~5억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85만~100만명이 사망하고 특히 사망자 가운데 5세 이하 어린이가 85%를 차지한다.말라리아 전염 경로가 1880년 알려진 이후 다수의 의약품이 개발됐지만 1990년대 들어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기존 약물에 대한 내성 때문이다. 그러나 말라리아 감염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서·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저개발국에서 주로 관찰돼 신약 개발 능력이 있는 유럽이나 미국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신약 개발이 활기를 띠지 못했다는 평가다.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치료 효과가 뛰어난 신약 개발의 필요성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 해외 열대지역은 물론 최근 지구 온난화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점차 바뀌어 가면서 향후 말라리아 발병이 점차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이 항말라리아제 신약 ‘피라맥스(PYRAMAX)’를 개발한 것은 그래서다. 이 회사는 내로라하는 대형 다국적 제약사를 제치고 세계보건기구(WHO)와 파트너십을 체결, 비정부기구인 MMV(Medicine for Malaria Venture)로부터 연구비 7000만달러를 지원받고 자체적으로는 연구개발, 설비투자, GMP 공장 확보 등에 약 700억원을 투자했다.이렇게 탄생한 ‘피라맥스’는 체내에서 말라리아 원충에 대한 반응이 빠른 알테미시닌 성분과 말라리아 재감염의 가능성을 줄이는 피로나리딘을 병용할 수 있는 복합제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사실상 최초로 한국을 포함해 아프리카 및 아시아 19개국 23개 지역에서 약 370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다국가 임상을 수행했다. 임상3상 시험 결과, 99%가 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지난 1월 한국 KGMP 인증에 이어 5월에는 유럽 e-GM 인증도 획득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감염이 심각한 아프리카 및 아시아 약 50개국에서 향후 5년 내 성인 및 소아용을 합해 1억 도스(DOSE·1회 접종 분량)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