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비밀리에 매장돼

[0730]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시신이 비밀리에 매장됐다.

로이터통신은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 관계자의 말을 인용, 체포 과정에서 사살된 카다피와 4남 무타심의 시신이 25일(현지시간) 새벽 리비아 한 사막에 비밀리에 매장됐다고 26일 보도했다.카다피 시신은 사살된 지난 20일 이후 미스라타의 한 냉동창고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예상보다 빠르게 부패가 진행돼 공개를 중단하고 매장했다는 것이 NTC 측 설명이다.

NTC 관계자는 “카다피의 친척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슬람식 기도를 포함한 간단한 장례의식을 거쳤다” 며 “카다피의 무덤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다피의 무덤에는 별다른 표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과 NTC는 카다피 사망 및 사후 처리 과정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살아남은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현재 니제르 국경에서 망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카다피 사망 후 도피과정에서 알아라비야 방송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 연합군을 저주하는 발언을 하며 결사항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NTC 관계자는 “사이프가 외삼촌이자 정보기관 수장이었던 압둘라 알세누시의 도움을 받아 위조 여권을 만들어 국경을 넘으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제르 정부는 사이프 알 이슬람의 망명을 받아주겠다는 입장이다. 니제르 정부 관계자는 “사이프가 온다면 수용할 용의가 있지만 선택은 그의 몫”이라고 말했다.한편 북한은 리비아에 체류중인 교민 200여명에게 귀국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월부터 중동지역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이집트, 리비아 등지의 주재원들에게도 유사한 조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